尹 “韓 핵무장 마음 먹으면 1년 이내에도 가능” 하버드大 연설

전주영 기자 2023. 5. 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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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위협에 독자 핵무장론 힘 얻지만
핵은 기술만 아닌 정치-경제 방정식”
北-中-러 겨냥 “독재-전체주의 세력
자유-민주주의 흔들고 위협” 비판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보스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가진 강연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Pioneering a New Freedom Trail)’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들이 민주 세력, 인권운동가 등으로 위장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늘 경계하고 속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보스턴=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국빈 방미 마지막 일정으로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과 만나 “한국은 핵무장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빠른 시일 내에, 심지어는 1년 이내에도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위험은, 전쟁 상황이라고 한다면 ‘라운드 하우스(Round House·준전시 태세)’처럼 적이 바로 앞에 와 있다”며 한미 정상이 발표한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핵이 포함된 한미 상호방위 개념으로 업그레이드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 尹 “워싱턴 선언, 나토식 핵공유보다 실효성”

윤 대통령은 이날 보스턴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한 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청중과 대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위협을 고도화할 때마다 (국내) 독자 핵무장 여론이 힘을 얻기도 한다”며 한국이 1년 이내 핵무장이 가능한 기술 기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그러나 핵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만이 아니고 핵무기와 관련된 복잡한 ‘정치·경제학’과 ‘정치·경제 방정식’이 있다”며 “우리가 핵을 보유할 때는 또 포기해야 하는 다양한 가치들과 이해관계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싱턴 선언에 우리의 의무가 (들어가) 있다”며 “독자 핵 개발을 하지 않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존중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핵협의그룹(NCG)’에 대해서는 나토식 핵공유보다 확장억제에 더 실효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가) 일대일로 맺은 것이라 나토의 다자화 약정보다 더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확장억제라는 개념이 하나의 선언에서 그치지 않고 어느 특정 국가와 문서로서 정리된 가장 첫 번째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나이 교수와의 대담에서 한일 관계와 관련해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는 벗어나야 한다”며 “(한일의) 미래 협력이 과거사와 관련된 국민 간 감정적인 문제, 인식의 문제들을 많이 고쳐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 尹, 북-중-러 겨냥 “독재·전체주의 세력들이 위협”

윤 대통령은 앞서 연설에선 북한 중국 러시아를 겨냥해 “독재와 전체주의 세력이 조직적, 지속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흔들고 위협한다”며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무시하는 독재적이고 전체주의적인 태도는 바로 그 결정판을 북한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자유, 다른 나라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종종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로 나타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법을 위반한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이 무참히 짓밟혔다. 다른 나라의 자유를 무시하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는 국제사회가 용기 있고 결연한 연대로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결의에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안보리 이사국들이 협조를 충분히 하지 않은 탓에 북핵 위협이 대단히 구체화되고 위협적이 됐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핵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여부에 대해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논의하고 조정해야 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독자적인 정책은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전황에 따라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미국과 공동 전선을 취하면서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소프트파워를 키우기 위해 “개별 국가에서 규제를 먼저 풀어가야 한다”고 했다. ‘소프트파워’라는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나이 교수는 “케네디스쿨 재학생이라면 A학점이 바로 수여될 정도로 훌륭한 답변”이라고 활짝 웃으며 화답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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