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근로’와 ‘노동’의 차이
5월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근로자의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연대 의식을 다지는 법정 기념일이다. 법정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주 재량이나 회사 사정에 따라 휴일 여부가 정해진다.
공무원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관공서는 정상 운영된다. 학교도 마찬가지로 교사와 교수도 정상 근무한다. 은행은 쉰다. 하지만 관공서 내 은행은 정상 영업을 한다. 증권사도 휴무라 이날 주식장이 열리지 않는다. 근로자의 날에 직장인 10명 중 3명이 출근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출근 회사는 상시 근로자 5인 미만의 영세기업이 절반(59.1%) 이상이었다. 근로자의 날에 쉬지 못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나 공무원들 사이에 불만이 많다.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노동’과 ‘근로’ 단어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한국노총은 ‘언제까지 노동자를 노동자로 부르지 못하게 할 것인가’라는 성명에서 “각종 법률 용어 등에서 ‘근로’라는 단어를 없애고 ‘노동’으로 변경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근로라는 말은 가치 중립적이지 않다. 일제 강점기에 강제 노역 등을 미화하기 위해 사용된 단어”라며 “노동자의 자주성·주체성을 폄훼하고, 수동적·복종적 의미로 쓰인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1일 각각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데, ‘노동절 대회’라는 표현을 쓴다. 고용노동부는 각종 자료에 ‘노동자’와 ‘근로자’를 혼용해 쓰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노동은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라는 의미다. 근로는 ‘부지런히 일함’을 뜻한다.
미국 등에선 근로자의 날을 ‘메이데이(May Day)’라 부른다. 올해로 133주년을 맞는다. 우리나라는 1958년부터 한국노총 전신인 대한노동조합총연맹 창립일인 3월10일을 ‘노동절’로 정했다. 1963년 노동법 개정으로 ‘근로자의 날’이라고 했고, 1994년에 5월1일로 날짜를 옮겼다.
‘근로’를 ‘노동’으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법 개정 움직임으로 이어져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근로자의 날’을 ‘노동자의 날’ 또는 ‘노동절’로 바꾸는 내용과 공무원도 쉬게 하자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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