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 협치를 통해 의회정치 복원해야

경기일보 2023. 5.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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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신임 원내대표로 3선의 박광온 의원이 선출됐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실시된 투표에서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과반을 득표해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내년 4월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친이낙연계로 알려진 박 원내사령탑을 선택한 것은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견제 심리와 불안감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박 원내대표는 경기 수원특례시 영통구를 선거기반으로 국회에 입성한 방송인 출신으로 민주당 당 대표의 비서실장, 사무총장, 최고위원 등을 역임한 원내 중진이다. 이번 박 원내대표의 등장으로 역시 수원특례시 출신의 김진표 의원이 국회의장직을 수행하고 있어 국회 운영에 대한 막강한 책임을 사실상 경기도 수원특례시 출신 의원이 맡게 된 것이다. 선거 기반이 비슷한 지역을 대표한 의원 2명이 각각 국회의장과 절대 과반 의석을 가진 정당 원내대표가 된 사례는 한국 의회정치사에서 처음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후 “담대한 변화와 견고한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쇄신하겠다는 의원님들의 강한 의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정부와 여당에 대한 강력한 투쟁 의지도 밝히면서 “윤석열 정부의 정책엔 사람이 없다”며 “독선·독단·독주의 국정 운영은 폐기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 앞에는 여러 가지 난제가 놓여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이재명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로 인한 사법리스크 돌파와 대여 투쟁의 속도 조절이다. 특히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통과된 간호법과 방송법, 그리고 패스트 트랙에 올려진 쌍특검법 강행 이후 최악으로 경색된 여야관계를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의 과제가 놓여 있다. 전임 박홍근 대표와 같은 방식으로 야당을 이끌어 간다면 의회정치는 실종될 수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박 원내대표는 정치권에서 합리주의적이며 또한 소통과 대화를 중요시하는 의회주의자로 알려지고 있다. 21대 국회는 과거 어느 국회보다도 여야관계가 경색되고 또한 투쟁 일변도로 국회가 운영돼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정치불신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런 국회 운영은 일차적으로는 여야 정당을 이끄는 당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에 있지만, 그러나 국회의장과 절대 과반 의석을 보유한 야당의 원내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과제다.

박 원내대표가 당선 후 밝힌 “국민이 원하는 방향”은 결코 절대 과반 의석으로 쟁점 법안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입법독주의 더불어민주당 국회 운영 방식은 결코 아니다. 국민들은 민주정치를 위한 의회주의가 복원돼 여야가 상호 대화와 협의를 통해 협치하는 정치를 원하고 있다. 합리주의적 의회주의자로 알려진 박 민주당 원내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해 협치를 통해 의회정치를 복원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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