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베토벤 교향곡, 당시 악기로 명료한 연주”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2023. 5.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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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시대악기 또는 역사주의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샹젤리제 오케스트라가 6년 만에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인 필리프 헤레베허 지휘로 내한한다.

"명료함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대악기 연주에 사용되는 거트현(강철 현이 등장하기 전 양 창자를 꼬아 만든 현)은 각 음표를 명료하게 연주할 수 있기 때문에 옛 춤곡이나 표현적인 접근에 적합합니다. 또한 대위법(여러 선율이 독립적으로 펼쳐지며 조화를 이루는 작곡 기법)에 특히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죠." ―20세기 역사주의 악단들이 르네상스에서 19세기 중반 이전의 작품을 연주해 왔던 데 반해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는 19세기 후반 말러와 브루크너의 음악까지 연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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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내한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 인터뷰
“모차르트 ‘주피터’-베토벤 ‘영웅’… 시련극복 인간의 승리 담겨”
예술의전당-부천아트센터 공연
시대악기 연주 오케스트라인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 그는 “시대악기 연주는 그 시대가 요구하는 명료함을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아 제공
대표적 시대악기 또는 역사주의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샹젤리제 오케스트라가 6년 만에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인 필리프 헤레베허 지휘로 내한한다. 시대악기 또는 역사주의 연주란 19세기 중후반 악기와 연주법의 혁신이 일어나기 이전의 음악을, 그 곡이 작곡되던 시대의 악기와 연주법을 되살려 연주하는 것을 뜻한다.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의 내한 무대는 2006년 첫 내한 이후 네 번째다.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일 경기 부천아트센터에서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연주한다.

1991년 프랑스에서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뒤 이 악단을 이끌어온 헤레베허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벨기에인인 그는 의학을 공부하던 1970년에 역사주의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단하며 본격적 지휘 활동에 뛰어들었다.

―이번에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웅대하고 격동적인 교향곡 두 곡으로 프로그램을 짰습니다.

“모차르트 ‘주피터’ 교향곡과 베토벤 ‘영웅’ 교향곡은 모두 계몽주의와 희망, 시련을 극복하는 인간의 승리를 담고 있죠. 오늘날 세계가 처한 상황을 떠올리게 합니다.”

―시대악기 또는 역사주의 연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지요.

“명료함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대악기 연주에 사용되는 거트현(강철 현이 등장하기 전 양 창자를 꼬아 만든 현)은 각 음표를 명료하게 연주할 수 있기 때문에 옛 춤곡이나 표현적인 접근에 적합합니다. 또한 대위법(여러 선율이 독립적으로 펼쳐지며 조화를 이루는 작곡 기법)에 특히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죠.”

―20세기 역사주의 악단들이 르네상스에서 19세기 중반 이전의 작품을 연주해 왔던 데 반해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는 19세기 후반 말러와 브루크너의 음악까지 연주하고 있습니다.

“말러와 브루크너 시대의 관악기는 그 이전 시대와도 다르지만 오늘날의 관악기와도 다릅니다. 그 시대의 관악기로 연주하면 완전히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은 대부분 현대 악기와 옛 악기를 모두 훌륭하게 다룹니다. 브람스나 말러 같은 작곡가는 바로크 시대 독일 작곡가인 샤인이나 쉬츠, 바흐의 음악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들의 음악을 잘 알고 싶다면 바흐, 샤인, 쉬츠의 악보를 먼저 읽어야 합니다. 브람스의 어떤 작품들은 낭만적인 화성이 있는 쉬츠의 노래처럼 들립니다. 저도 노래를 했기 때문에 이 음악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바흐뿐 아니라 낭만주의 음악, 심지어 20세기 스트라빈스키의 음악까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지휘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개인 음반 레이블 ‘PHI’를 갖고 있습니다. 이 음반사 및 다른 레이블을 통해 어떤 작품들을 선보이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이나 R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 같은 곡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이 곡들의 좋은 연주가 많이 나와 있지만 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보고 싶습니다.”

―예전 내한 연주에서 받은 인상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한국 청중은 음악을 정말 사랑하고 직접적으로 반응하죠. 매우 활기차고 젊고 교양 있는 관객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서울과 통영 등에 훌륭한 연주회장들도 있고요. 곧 다시 만날 시간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17일 콘서트 4만∼18만 원, 20일 6만∼1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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