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절대지지 ‘배터리 아저씨’ 픽, 얼마나 올랐나 보니
'배터리 아저씨' 픽 8종목 두달새 최대 231%↑
1분기 호실적에도 향후 주가 흐름 평가 갈려
"경쟁 심화 글로벌시장서 균형 있는 판단 필요"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올 들어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어온 2차전지 관련주가 과열 우려에도 여전히 뜨겁다. 그 중심에는 국내 2차전지 산업의 성장 기대감과 함께 국내 배터리 산업 전도사를 자처한 ‘배터리 아저씨’(박순혁 금양(001570) 홍보이사)가 있다.
그가 콕 찍은 8개 종목은 최근 두달 새에만 최대 세자릿수의 높은 수익률을 내며 개인 투자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일부 종목 리스크를 우려한다. 주가에 성장성이 과도하게 선반영돼 있고, 글로벌 경쟁 상황을 균형 있게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터리 아저씨가 찍은 8개 종목 가운데 가장 상승률이 높은 종목은 에코프로(086520)다. 그의 책이 나온 최근 두 달 새 231.07% 올랐다. 박 이사는 지난해 초 금양 홍보이사를 맡으며 2차전지 홍보에 나섰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내 배터리 산업의 유망성을 전파해왔다. 지난 2월 펴낸 ‘K배터리 레볼루션’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2차전지주 열풍에 더욱 불을 지폈다.
그가 유튜브와 책 등을 통해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K 배터리 기업’으로 꼽은 8개 종목은 2차전지 밸류체인별로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SK이노베이션(096770), 에코프로비엠(247540), LG화학(051910), POSCO케미칼(현 포스코퓨처엠(003670)), 나노신소재(121600), 에코프로(086520), POSCO홀딩스(005490) 등이다.
에코프로에 이어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최근 두달새 81.88% 올랐고, 포스코퓨처엠 49.89%, 나노신소재 16.13%, POSCO홀딩스 12.87% 등이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 9.01%, SK이노베이션 7.99%, LG화학 7.40% 등 그 외 종목도 모두 상승했다. 이들 종목의 상승률은 같은 기간 각 종목의 상장 시장인 코스피(2.05%)·코스닥(8.67%)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들 기업의 1분기 실적도 대부분 우수하게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 매출 8조7471억원, 영업이익 6332억원을 내, 상장 이후 5개 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와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매출 1조1352억원으로 1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2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7% 감소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매출 2조105억원, 영업이익 1073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203%, 161% 증가했고, 에코프로도 매출 2조589억원, 영업이익 1796억원으로 같은 기간 202%, 233% 증가했다.
다만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향후 주가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는 기업별로 엇갈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서는 점유율 확대와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효과 등을 반영해 ‘매수’ 투자 의견이 제시됐다. 관련해 키움증권(68만3000원→73만원), 교보증권(60만원→70만원), 신영증권(69만원→76만원), DS투자증권(70만원→75만원) 등 대부분 증권사가 목표가를 올렸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1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돈 영업이익에도 대규모 장기계약에 따른 성장성을 평가 받았다. 이에 대신증권(25만원→38만원), 한국투자증권(33만원→40만원), 삼성증권(24만원→38만원), DB금융투자(26만5000원→41만원) 등이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지난 11일 잠정 실적 발표 이후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은 목표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면서도, 투자 의견은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업황 호조와 기대감을 반영한 주가 수준이 과열 상황이란 이유에서다. 에코프로의 경우 신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신규 경쟁자 진입 리스크를 고려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먼 미래의 성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나증권은 ‘매도’ 의견을 밝혔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우회 진출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경쟁이 강화되고 있어 시장 상황을 보다 균형 있게 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K-배터리 일부 소재업체들의 차별화된 주가 상승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안전하게 점유한다는 가정 하에 정당화될 수 있지만 최대 경쟁자인 중국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을 균형 있게 파악한 뒤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원다연 (her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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