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만 나가면 ‘펄펄’ 나는 제주…‘원정 도깨비’ 또 재주 부렸네

황민국 기자 2023. 4. 3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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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3 대 0 완파…원정서만 4승
포항은 홈서 인천에 덜미 첫 패
수원 삼성, 대구에 져 첫승 무산
제주 유나이티드 김봉수(왼쪽)가 3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K리그1 경기에서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가 절묘한 세트피스 설계로 원정 4연승을 내달렸다.

남기일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3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0라운드에서 김오규와 정운, 김봉수의 연속골에 힘입어 대전 하나시티즌을 3-0으로 대파했다. 지난 26일 광주FC를 잡아낸 데 이어 2경기 연속 승격팀의 안방에서 승리하며 연승을 달렸다.

원정에서만 따낸 시즌 4승(2무4패)째로 승점 14점을 확보한 제주는 상위권 진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제주는 올해 홈과 원정에서 전혀 다른 성적으로 눈길을 끈다. 제주는 안방에서 1무3패로 부진하다. 지난해 8월20일 수원 삼성전 1-2 패배부터 10경기 연속 무승(3무7패)이다. 그런데 밖으로만 나가면 올해 1패만 내주는 대신 4승1무로 선전하고 있다.

프로축구에서 익숙하고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홈경기에서 성적이 좋다는 인식과 정반대다. 특히 제주는 K리그에서 유일한 섬이라 가혹한 원정길을 자랑하기에 뜻밖이다.

제주의 남다른 면모는 홈 강자인 대전을 상대로도 똑같았다. 제주는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하는 활동량과 세트피스 골 결정력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제주는 전반 21분 코너킥 찬스에서 수비수 김오규가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넣었다.

기세가 오른 제주는 전반 33분 역시 코너킥 찬스에서 수비수 정운이 팀 동료 헤이스의 크로스를 헤더로 밀어넣으며 2-0으로 점수를 벌렸다. 전반전 막바지 김승섭의 득점이 비디오 판독(VAR)으로 취소된 게 아쉬웠을 따름이다.

제주는 후반 화끈한 공세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3분 코너킥 찬스에서 다시 한 번 김봉수가 자신에게 흘러온 공을 밀어 넣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경기 후 “나도 왜 원정에서 강한지 이유를 찾고 있다”며 “다음 경기는 홈에서도 이기고 싶다. 부상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돌아오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포항에서도 원정팀이 예상을 깨고 웃었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시즌 개막 9경기 무패(5승4무)를 달리던 홈팀 포항 스틸러스에 2-0 승리를 거뒀다. 인천은 후반 10분 문지환의 중거리슛과 10분 뒤 천성훈의 연속골을 앞세워 시즌 3승(3무4패)째를 따냈다. 개막 후 무패를 달리던 포항은 전반 추가시간에 김인성이 경고 2개째를 받아 퇴장당하며 후반 내내 수적 열세에 몰려 고전한 끝에 10경기 만에 시즌 첫 패를 맛봤다.

대구FC도 수원 삼성 원정경기에서 웃었다. 후반 8분 코너킥에서 에드가가 터뜨린 헤더 결승골을 잘 지켜 최하위 수원에 1-0으로 승리했다. 또다시 첫 승 사냥에 실패한 수원은 시즌 2무8패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전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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