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시설 ‘또’ 본다고?…뉴질랜드 간다는 부산 연제구의회

권기정 기자 2023. 4. 3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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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 잇따라 외유 출장
“계획서 공개하고 심사해야”

부산지역 기초의회들이 잇따라 외유성 해외출장을 떠나고 있다. 출장지에는 기초단체 사업과 관련 없는 휴양·관광시설을 대거 끼워넣는 ‘꼼수’가 동원되고 있다. 세금을 쓰는 지방의회의 해외출장은 일찌감치 계획을 세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연제구의회는 5월6~12일 뉴질랜드와 호주로 출장을 떠난다. 구체적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뉴질랜드 로토루아(온천 휴양지), 호주 블루마운틴(국립공원)·오페라하우스 등 휴양·관광지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제구의회는 출장계획서에서 로토루아 방문을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한 벤치마킹”이라고 밝혔다.

연제구의회는 지난해 일본 도쿄·나가사키·후쿠오카 일대(10월26~30일)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10월17~22일)를 다녀오면서 이미 폐기물 관련 시설을 방문했다.

출장계획서가 북구의회 계획서와 유사해 표절 의혹도 나오고 있다. 북구의회도 6월21~28일 뉴질랜드와 호주 출장을 계획했다가 심의위에서 부결 처리됐다.

시민단체들은“해외 유명 휴양·관광지를 (각각 다른 구가) 동일하게 방문해 구정에 접목하려 한 것 자체가 구에 맞는 목적과 일정이 아니라는 근거”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하구의회도 5월 예정 호주 출장이 지난해 부산진구가 진행한 호주 공무 국외출장과 거의 동일하다며 ‘표절 관광’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해운대구의회는 6개월 만에 또 해외출장을 떠났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출장을 다녀온 해운대구의회는 지난 25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스페인 출장 중이다. 지난해 관광지 방문이 주요 일정이어서 비판을 받았지만 올해도 마드리드광장과 세비야대성당 등 일정 대부분이 관광지로 밝혀졌다.

기초의회들의 올해 상반기 해외출장 강행은 내년 총선 때문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총선 준비가 시작되면서 바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둘러 외유에 나선 것이다. 연제구의회와 해운대구의회 등은 “관광지가 포함된 것은 맞지만 해외 도시의 장점을 배워 구에 잘 접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참여연대는 30일 “서울시의회는 내년도 공무국외출장계획을 (올해) 연말까지 제출하고 있다”며 “시민과 심의위원회가 심의 전 계획서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출장 후 보고서 심사를 거쳐 부적절한 일정도 예산 환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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