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후변화로 다시 생긴 호수…이제는 범람 위기
[앵커]
지난 겨울, 미국 서부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와 폭설이 강타했죠.
이로 인해 물이 메말라 사라졌던 호수가 120년 만에 다시 생겨났습니다.
심지어 수위가 빠르게 차오르면서 이제는 주변 지역으로 범람할 위기까지 닥쳤다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이영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거대한 농지 한가운데 물이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도로는 중간에 끊겼습니다.
툴레어라는 호수였던 이곳은 120여 년 전 하천 개발로 물이 마르자 대규모 농지로 사용되던 곳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초부터 물이 다시 차오른 겁니다.
[매튜 밴노트/지역 주민 : "이것은 일생에 한 번 있는 일입니다. 산악지역에 100년 동안 가장 많은 눈이 내렸어요. 그 모든 눈과 얼음이 녹아서 여기로 내려오는 겁니다."]
40년전에도 많은 비에 물이 채워진 적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호수의 모습이 온전히 드러난 것은 처음입니다.
이 지역을 관할 하는 킹스 카운티 농업부는 현재까지 242 제곱킬로미터가 넘는 농지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전체 면적의 약 40%에 해당하는 크기입니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쌓인 눈의 양은 평소보다 3배가량 많습니다.
심각한 건, 며칠 사이 기온이 급격히 올라 눈이 지나치게 빨리 녹고 있다는 점입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하천들은 이미 최고 수위에 육박해 주변 지역에 홍수 경보까지 발령됐습니다.
[다니엘 스와인/UCLA 기후학자 : "올해 홍수가 파괴적이고 피해가 컸지만, 우리가 예측하는 그럴듯한 최악의 시나리오에는 아직 근접하지 못했습니다."]
호수 바로 옆 인구 2만 명의 코코란 시 주민들은 농지가 침수돼 막대한 피해를 본데 이어 이제 집까지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크리스 놀타/코코란 시 주민 : "우리가 하던 일의 70%가 사라졌습니다. 집이 물에 잠기고 모든 소지품이 망가지거나 없어지는 것이 걱정됩니다."]
해당 카운티와 시 당국은 도심을 둘러싼 20여km 길이 제방을 1 미터 이상 높이고 있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곳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인 요세미티 국립 공원도 홍수 위험으로 최소 엿새 동안 폐쇄됐습니다.
캘리포니아 킹스 카운티에서 KBS 뉴스 이영현입니다.
촬영:유원규/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채상우/자료조사:문지연
이영현 기자 (lee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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