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대학원생 300명 개인정보 무더기 유출
직원 실수로 학생 전체 발송
소득 계층 등 민감 사항 담겨
학교 측 “법률 상담 등 지원”
포스텍에서 직원 실수로 대학원생 수백명의 주민등록번호와 소득 계층을 추정할 수 있는 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무더기로 유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포스텍은 지난달 24일 대학원 장학생 지원자들의 개인정보를 이 학교 대학원생 전체에게 e메일로 발송했다. 이 정보에는 지원자의 이름,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생활비 지원 이력 등 소득 순위를 짐작할 수 있는 민감한 정보도 담겨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포스텍은 같은 달 28일 주민등록번호 검사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뒤 긴급 점검해 피해 규모를 파악했다. 그 결과 300명의 개인정보가 2730명의 개인 e메일로 전송된 것으로 드러났다. 생활비 지원 이력 유출 피해를 본 학생은 30명이다. 이번 일은 장학금 업무를 담당한 한 직원이 실수로 내부 업무용 자료를 전체 대학원생에게 공지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피해 학생들에게 주민등록번호 변경과 관련한 법률상담을 지원하겠다고 알렸다. 또 유출 사고로 정신적 피해를 본 학생들에게 상담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 대학원생은 지난 3일 게시판에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하고 나서 후행되는 조치를 알아보니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을 재발급받아야 한다 하더라”면서 “이를 위해선 동주민센터, 운전면허시험장, 시청 등을 돌아다녀야 하고 증명사진도 찍어야 한다”고 올렸다. 이어 “주민등록지를 방문하기 위해선 왕복으로 수시간이 걸려 원치 않는 휴가를 사용해야 하고, 교통비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면서 “이런 부대 비용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포스텍 측은 “학생들의 피해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정보를 유출한 직원에 대해서는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 등 필요한 조처를 했다”면서 “현재 징계 절차에 있다”고 밝혔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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