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AV 배우 만난 '동물농장' 아저씨…신동엽에 하차 요구는 온당한가 [TEN스타필드]

최지예 2023. 4. 3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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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최지예 기자]
'성+인물' 스틸/ 사진 = 넷플릭스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를 잘못 띄어 읽을 경우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라는 말이 된다. 띄어 읽기를 잘못했을 뿐인데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방송인 신동엽은 지난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성+인물: 일본 편'(연출 정효민 김인식 작가 정효민, 이하 '성+인물')에 가수 성시경과 함께 출연했다. '성+인물'에 대해 넷플릭스는 '신동엽, 성시경이 미지의 세계였던 성(性)과 성인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쇼'라고 소개하고 있다. 6부작인 이 콘텐츠는 19금 콘텐츠로 분류됐다.

공개된 '성+인물'에서 신동엽과 성시경은 일본의 성인용품점에 방문해 성인 가상현실(VR)을 체험하고, 성인비디오를 찍은 배우들을 인터뷰한다. 신동엽은 성인용품점의 기구들을 보고 높은 수위에서 감상평을 내놓고, 성인 배우들과도 성적인 이야기를 가감 없이 나눈다. 

'성+인물' 포스터/ 사진 = 넷플릭스
'성+인물'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양분된다. 일부 네티즌들은 국내에서 유통이 불법인 일본 AV를 소재로 한 '성+인물' 콘텐츠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성 문제가 음지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만큼 수면 위에서 공공연하게 다룰 경우 오히려 순기능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성+인물'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제각각일 수 있고, 문제의식도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성+인물'에 출연한 신동엽에 대해 일부 대중의 비난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부 네티즌들은 SBS 예능프로그램 'TV 동물농장', tvN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에 출연 중인 신동엽의 하차를 요구하고 나섰다. 온 가족이 보는 프로그램인 'TV 동물농장'과 10대 시청자가 주를 이루는 '놀라운 토요일'에 출연하는 신동엽이 자신의 파급력을 고려하지 않고 19금 콘텐츠인 '성+인물'에 출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동엽을 향한 하차 요구는 온당치 않다. 영향력이 큰 방송인은 19금 콘텐츠에 출연하면 안 된다는 뜻인가. '동물농장' MC는 전체 관람이 가능한 착한 방송만 해야 한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게다가 '성+인물'은 19금 콘텐츠로 '동물농장'이나 '놀라운 토요일'을 시청하는 미성년자들의 접근을 금한 예능이다. 성인이 아닌 시청자는 볼 수 없는 오로지 성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방송이란 뜻이다.

만일, '성+인물'의 제작 의도나 수위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킬 수준이라 이에 대한 문제 제
'성+인물' 스틸/ 사진 = 넷플릭스
기가 필요하다면 그 대상은 출연자 신동엽이 아니라 '성+인물'의 제작진이 되어야 한다. 물론, 신동엽은 핵심 출연자이기 때문에 방송 내용에 대해 제작진과 논의하고 큰 그림에 대해 공유했겠으나, 방송에 대한 기획, 촬영, 편집권은 오롯이 제작진의 몫이고 책임이다.

신동엽은 2001년부터 지금까지 23년째 단 한 회차도 쉬지 않고 MC로서 '동물농장'을 지키고 있다. '놀라운 토요일' 역시 2018년 첫 방송부터 프로그램의 구심점으로서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신동엽의 존재감은 명확하고, 대체하기 어렵다. 신동엽은 해당 프로그램을 그 누구보다 잘 이끌어왔고, MC와 핵심 멤버로서 손색없는 방송을 보여주고 있다.

신동엽은 동물 보호에 앞장서는 '동물농장'부터, 아이돌과 함께 즐거움을 주는 '놀라운 토요일', 19금 콘텐츠와 정치 풍자를 담는 'SNL 코리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방송인이다. 대중은 정감 있는 '동물농장'의 신동엽과 아슬아슬 수위를 오가는 19금 개그를 펼치는 신동엽을 구분할 수 있으며, 두 모습 다 신동엽의 매력으로 꼽힌다.

신동엽 / 사진=텐아시아DB
논란을 의식한 듯 신동엽은 지난 28일 개최된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저도 호기심이 많아서 다양한 것들을 새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재미있는 것도 좋아하고, 야한 것도 좋아하고 계속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넓은 스펙트럼과 도전을 인정해 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성+인물'의 제목을 살펴보면 '성'과 '인물'이란 주제로 기획된 프로그램의 의도가 읽힌다. 그러나 잘못 해석해 '성인+물'로 받아들이면 천지 차이로 다른 의미를 품는다. 띄어읽기를 잘못하면 한 끗 차이로 전혀 다른 의미가 되는 것처럼, 이번 논란에서도 정확한 지점에서 띄어 읽어야 한다. 진짜 문제는 '동물농장' MC인 신동엽이 '성+인물'에 출연한 것이 아니라, '성+인물'이 사회적으로 해악을 끼치는 콘텐츠인가 하는 점이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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