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이달 초 방한 유력 “한·미·일 결속 과시 의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월 초순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여는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본 주요 매체들이 30일 보도했다. 윤 대통령의 지난달 16~17일 일본 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으로, 한·일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을 발표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성의 있는 호응’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이번 방한을 통해 과거사 반성·사죄 등을 언급할지 관심이 쏠린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기시다 총리의 취임 후 첫 한국 방문이 5월7~8일 실현되는 방향”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도 기시다 총리가 이달 초순에 방한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당초 5월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끝나고 올해 여름 이후 답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조기 방한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는 “윤 대통령의 방일 때 한·일 정상이 합의한 ‘셔틀 외교’가 본격 가동된다는 의미도 있다”면서 “한·일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윤 대통령에게 부응하고, 양국 관계 재건을 가속시키려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 정상의 셔틀 외교 차원에서 일본 총리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의 방한이 마지막이었다. 일본 총리의 마지막 방한은 2018년 2월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문한 것이었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한·미·일 3국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G7 정상회의를 앞둔 5월 초순 한국을 방문하려는 배경에는 동맹국인 미국이 중시하는 한·일 결속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한·미·일의 결속을 주도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윤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면서도 한·미·일 협력을 강조했다.
이번 방한 일정 동안 기시다 총리가 과거 식민지배 역사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언급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6일 한국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발표에 호응해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고 밝혔지만,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담겨 있는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 등의 표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가 먼저 양보했음에도 일본이 ‘성의 있는 호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극우 성향 정당인 일본유신회의 지지율이 높아지며 자민당 위기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극우 보수지지 세력을 자극할 만한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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