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신의 ‘가치’ 문제는 中에 목소리 키워야” [차 한잔 나누며]
“中, 美동맹국들 이간질하려 해
韓 굳건히 서면 주변국도 변화
美 對中 견제 핵심은 안보 자립
동맹국 단합 없인 실현 불가능
야망 큰 中, 한반도 통일 소극적
韓 ‘쿼드’ 이슈 다시 부상할 것”
“한국은 자신의 ‘가치’와 관련한 문제에서 중국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중국은 한국을 주목한다.”
글레이저 국장은 “중국은 미국 동맹국들을 이간질하려 한다. 때로 중국은 한국을 미국이 만든 동맹의 ‘약한 고리’로 보는 게 사실”이라며 “한국이 자국 이익에 굳건히 선다면, 중국이 우리(미국)의 동맹들을 위협하거나 겁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심지어 중국 주변의 더 작은 나라들도 그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해협에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윤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언급을 “신뢰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동맹국들에 요구하는 공급망 재편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글레이저 국장은 무역 분야에서 미국의 대중 견제를 “‘탈동조화’(decoupling)가 아닌 ‘위험 낮추기’(derisking)”라고 정정한 뒤 “중국과 무역을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라 안보 관련 분야에서 대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유사한 입장을 가진 나라들끼리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자는 것일 뿐 미국에 전적으로 투자하라는 뜻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어 “동맹국들과 단합하지 않고서는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중국에 단호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북한이다. 글레이저 국장은 “중국이 궁극적으로 한반도 통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북)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해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바라는 한국 정권이 있었다”며 “예전에는 북한 비핵화에 중국이 한·미와 협력하는 것에 이익을 갖고 있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 큰 힘을 갖고, 더 큰 야망을 가진 오늘날의 중국의 국익은 더 이상 한반도 통일에 있지 않다”며 “중국의 이익은 현상유지의 영구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대중정책이 정권에 따라 편차가 큰 것과 관련해 “(미국처럼) 한국도 미래에는 대중정책에서 (초당적) 접점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윤석열정부가 일본과의 양자 관계와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이유의 일정 부분은 중국에 대한 우려에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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