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선언, 북핵 우려 해소·핵파트너 도약…신냉전외교 시험대[尹방미 결산]

박미영 기자 2023. 4. 3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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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워싱턴선언, 북핵 맞서 확장억제 획기적 강화
한국전쟁부터 BTS까지…동맹의 '역사'와 '미래'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대결…외교 시험대

[워싱턴=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3.04.2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지훈 양소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의 미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30일 귀국했다. 우리 정상으로서는 12년 만의 국빈 방미다.

윤 대통령은 순방 기간 내내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을 견고함을 내세우며 이를 시대에 맞게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순방을 통해 대북 확장억제를 강화한 '워싱턴 선언'이 채택되며 동맹의 안보 협력 방안이 보다 구체화됐다. 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 우주 분야까지로 동맹의 범위를 확대하는 데 양국은 뜻을 모았다. 특히 핵협의그룹(NGC) 창설, 핵전략잠수함 등 전략자산 수시 전개 등 핵우산 명문화 등을 통해 한국이 미국의 핵 파트너로 도약하며 북한의 핵도발 우려를 상당히 해소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한 끈끈한 시간 역시 이번 순방의 성과다. 윤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머문 3박4일 동안 총 5차례 바이든 대통령을 대면하며 시간을 보냈다. 대통령실은 "양 정상은 장시간에 걸쳐 일정을 함께 하며 친밀하고 굳건한 신뢰 관계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과의 가치외교 동맹은 중국·러시아를 자극하고 있다. 이에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시대 진영대결 양상이 벌어지면서 한국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다.

'워싱턴 선언'으로 '행동하는 동맹' 구축

이번 순방의 최대성과는 '워싱턴 선언(Washington Declaration)'이다. 워싱턴 선언은 한미 양국이 전략적 안보동맹으로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한·미는 워싱턴 선언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비슷한 NGC를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 미국 핵무기 운용의 기획, 실행 등을 고위급 상설협의체인 NGC를 통해 함께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미국이 개별 국가에 확장억제와 핵우산을 문서로 약속한 것은 처음이다. 전략핵잠수함 등 미국 핵전략 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명시된 점도 실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 "워싱턴선언에서 구체화된 확장억제 강화 실행 방안은 과거와는 다르다"며 "이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북핵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은 양국 정상의 우호적인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만찬 말미에 윤 대통령이 약 1분간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한 모습은 한미 양국에 큰 화제가 됐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만찬 다음날 열린 국빈오찬에서 윤 대통령에 "윤 대통령의 노래에 모든 사람이 포복절도했다"며 환호하기도 했다.

미 상·하원 합동 의회연설도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44분간 영어로 연설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총 36번이나 '자유(freedom)'를 언급하며 양국은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미 상·하원 의원들은 44분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58번의 박수갈채를 보냈다.
[워싱턴=뉴시스] 전신 기자 =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을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싱어송라이터 돈 맥클린의 친필 사인이 담긴 통기타를 선물 받고 있다. (공동취재) 2023.04.27. photo1006@newsis.com

한국전쟁부터 BTS까지…한미동맹의 '역사'와 '미래'

1950년 한반도에서 벌어진 '한국전쟁'은 이번 순방의 주요 키워드라고 할 만큼 주요하게 다뤄졌다.

한미정상이 부부 동반으로 진행한 첫 일정은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에서의 추모였다. 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의 초반부는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용사들을 향한 사의로 채웠다. 김 여사는 단독 일정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용사들이 머무는 보훈요양원을 찾아 감사 인사를 표했다.

한국전은 한미 동맹 70년의 시작점이며 이 역사적인 순간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백악관 잔디마당인 사우스론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한미는 자유를 위한 투쟁의 결과 탄생한 혈맹"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전쟁'이라는 동맹의 출발점과 함께 강조된 건 동맹이 나아갈 방향이었다. 윤 대통령은 첨단기술, 우주, 콘텐츠 분야의 협력 등을 동맹의 미래로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한미 양국의 경제 협력 부분에 공을 들였다. 윤 대통령은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차 공장' '미시간주 베이시티 SK실트론 CSS' 등을 나열하며 이미 양국이 돈독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음을 부각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센터 중 한 곳인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해서는 우주탐사 협력을 강화하는 공동성명서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가치동맹인 한미 동맹의 영역이 지구를 넘어 우주로 확대되고 새로운 한미동맹 70주년의 중심에 우주 동맹이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프트파워 분야의 협력도 여러 번 발언했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을 꼬집어 말하며 현재 한국의 소프트파워의 힘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영상콘텐츠 리더십 포럼'에서 미국 영화 관계자들과 만나 "문화는 국가가 경계를 해 놓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세계라는 단일의 시장에서 한국의 문화 관련 규제들 중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것이 있으면 철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을 통해 "확장억제, 경제안보, 첨단기술, 인적교류, 지역·글로벌 협력 등 5대 핵심 분야에서 다각적 동맹 관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보스턴=뉴시스] 전신 기자 =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을 마친 뒤 조셉 나이 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2023.04.29. photo1006@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mypark@newsis.com, jikime@newsis.com,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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