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음 커지는 對中 수출] 尹 방미로 냉랭해진 中… 당분간 갈등 기류 불가피

한기호 2023. 4. 30.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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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전후로 중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고압적인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일정 내내 시시각각 반박·비난 입장을 낼 만큼 민감하게 반응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7일(워싱턴DC 현지시간)미 의회 연설에서 "미 해병대 1사단은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 12만명 인해전술을 돌파하는 기적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하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항미원조전쟁의 위대한 승리"를 강변하며 "침략을 확장하면 반드시 부딪혀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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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6일(현지시간)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소인수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강상욱 주중한국공사(왼쪽)를 만나 항의하는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전후로 중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고압적인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일정 내내 시시각각 반박·비난 입장을 낼 만큼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대만해협 평화유지 발언을 외교당국이 직접 문제 삼고, 6·25 전쟁에 직접 개입한 역사를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움)"라고 강변했다. 사사건건 반발하면서 한중 갈등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때처럼 중국이 경제보복에 나설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중국도 우리와의 경제협력이 필요한 데다 극단적인 갈등을 원치 않는 만큼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않다.

중국 관영 CCTV는 30일부터 6·25 참전사를 다룬 40부작 애국주의 드라마 '압록강을 건너다' 재방송을 긴급 편성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7일(워싱턴DC 현지시간)미 의회 연설에서 "미 해병대 1사단은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 12만명 인해전술을 돌파하는 기적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하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항미원조전쟁의 위대한 승리"를 강변하며 "침략을 확장하면 반드시 부딪혀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 편성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이 회담 후 공동성명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힌 것에도, 마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방미 전 외신 인터뷰까지 거론하며 "대만 문제는 순전히 내정"이라고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28일 류진쑹 아주 사장(司長·국장 격)이 27일 밤 강상욱 주중 한국대사관 정무공사를 불러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실히 지키라고 압박했다고 홈페이지로 알렸다.

윤 대통령은 19일자 로이터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20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폄하했고, 한국 외교부가 싱하이밍 주한대사를 초치하자 21일 친강 외교부장이 "대만 문제에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불타 죽을 것"이라고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중 외교부는 쑨웨이둥 부부장이 20일 정재호 주중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사실도 사흘 뒤 공개했다.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29일 영자신문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균형을 잃었다"고 노골적으로 간섭했다. 매체는 '워싱턴 선언' 핵 관련 협의를 문제삼으며 "한국이 중국·러시아·북한을 무시하고 미국 '명령'을 따라 '확장된 억제력'을 실행한다면 한국은 중국의 보복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글로벌 호갱" 외교 혹평도 인용했다.

이에 따라 한·미·일 공조 강화에 불편해 하는 중국이 북한·러시아와 공조해 동북아 대치 구도가 더 선명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한국 정부가 올해들어 대(對)일본, 미국 순서로 최고위급 외교를 전개한 만큼 중국과도 소통을 도모할 때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3월28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싱 대사를 접견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과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재개를 타진했고, 싱 대사는 '정상회의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과 상견례성 정상회담을 한 적이 있다.

후속 정상외교 일정이 줄곧 안갯속인 가운데, 한중일 3국 외교당국 실무자들이 5월초 우리나라에서 만날 예정이다. 중국 관례상 리창 국무원 총리가 참석할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순회의장국인 한국에서 연내 열리면 한중 고위급 소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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