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국여행 오면 무조건 산다는 이것…金덩이 된 ‘김’ 업체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3. 4. 3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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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사모투자펀드(PEF)가 투자한 김 업체들이 성장세다. 유망한 사업을 선점하는 데 정통한 사모펀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김의 인기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인수와 볼트온(유관 업체 추가 인수)을 거듭하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경식품 만전식품 해농 등 사모펀드 운용사로부터 투자받은 3개의 김 업체는 지난해 19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700억원에서 13% 이상 늘었다.

지도표 성경김으로 유명한 성경식품이 가장 큰 매출을 올렸다. 연간 973억여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 이상 증가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이 인수하기 직전인 2016년 622억원에 비해서는 56%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23억원에서 23억원으로 축소됐는데, 회사 측은 이것이 지난해 전세계적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일시적 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어펄마는 성경식품을 약 1000억원에 인수한 뒤 판매처를 넓히는 데 집중했다. 어펄마 인수 전에 성경김의 시장은 국내에 국한돼 있었으나 현재는 미국을 비롯한 20여개국에서 팔린다. 미국의 경우 아마존 계열 식품 체인 홀푸드, 유기농 식품 체인 트레이더스조, 대형 마트 타깃 등 주요 식료품 구매 채널에서 성경김을 살 수 있다. 2018년 11억원에 그쳤던 수출액은 2022년 25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해외로 판매 채널을 넓히기 위해 해당 지역 식품 인증을 취득하고 관련 허가를 받는 등의 작업을 어펄마가 담당했다.

만전김을 판매하는 만전식품이 지난해 매출 618억원을 올려 그 뒤를 이었다. 카무르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하기 전인 2020년 445억원에 비해서 38% 불었다. 2021년 약 1000억원에 이 회사를 인수한 카무르PE는 상품군을 늘리며 국내외 시장 영업을 확대했다. 해외 매출의 경우 인수 이후 연 평균 20% 넘게 증가했다. 마른김을 제조하는 어업법인 아라를 인수 후 흡수합병하며 지출 요소를 줄였다.

기업에 납품하는 김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해농은 지난해 약 1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그래비티PE와 오티엄캐피탈 등이 이 회사 성장성에 주목해 투자했다. 해농은 300억원 규모 생산 설비를 확보하는 데 투자금을 썼다. 지난해 매출은 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282억원에 비해서 18% 늘었다. 향후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사모펀드가 김 제조 업체에 투자하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에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김의 수출액은 2017년 5억1320만달러에서 2021년 6억9291만달러로 35% 성장했다. 수출액은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있었던 2022년에도 6억4755만달러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특히 사모펀드는 해외에서 김이 반찬보다 간식으로 많이 소비된다는 데 주목해 고부가가치화하는 데 집중한다. 미국 캐나다 등 서구권에서는 김을 감자칩이나 나초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 스낵으로 사먹는 것이다. 어펄마가 성경식품을 인수한 뒤 과자 업체 개미식품을 볼트온 한 것도, 김 스낵 개발을 고도화하려는 차원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국은 지난해 금액 기준(1억4836만달러)으로 한국 김 수입국 1위인데, 중량 기준으로는 일본에 뒤처진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김은 주로 과자형으로 만들어져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적으로 채식주의가 점차 각광받는다는 점도 김 투자의 매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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