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줄타기 외교 끊고 줄 서는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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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미국과 중국이 '너는 누구편이냐' 선택을 강요하는 실정입니다.
두 강대국 사이에서 그때 그때 전략적으로 처신하며 줄타기를 하던 국가들이 이제는 본격적인 줄서기에 나섰습니다.
우리 외교 전략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보입니다.
세계를 보다, 권갑구 기자입니다.
[기자]
[시위대]
“집으로 돌아가라! 돌아가라!”
현수막과 깃발을 든 사람들이 필리핀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습니다.
중국 대사가 대만과 가까운 루손섬 등 4곳을 미국에 군사기지로 제공하기로 한 필리핀 정부를 비난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필리핀과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2주 넘게 역대 최대 규모로 합동 훈련을 벌였고, 미국은 필리핀에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지만,
[왕원빈 / 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12일)]
”미국과 필리핀의 (군사) 공동성명에 대해 깊은 우려와 불만족을 표합니다.“
필리핀에 급파된 외교부장이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을 만나 달래기도 나섰습니다.
[친강 / 중국 외교부장(지난 22일)]
“양국은 바다를 맞댄 가까운 이웃입니다. 천 년의 우정을 갖고 있습니다.”
친중 노선을 표방하던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마르코스 정부가 집권하자 선명한 친미 노선을 걷고 있습니다.
반면 라오스는 중국과 더 가까워졌습니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으로 최근 개통된 중국-라오스 여객 고속철도가 인적, 경제적 교류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동남아 국가들은 양쪽을 자극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실리를 취해왔습니다.
그러나 군부 독재가 들어선 미얀마는 인권을 중시하는 미국에 맞서 중국과 연대를 강화하고 있고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베트남은 중국해 갈등으로 친미로 돌아섰습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총리는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위해 가장 먼저 중국으로 달려갔습니다.
화교 인구가 많고 무역 의존도도 높아 중국이 내미는 손을 더욱 굳건히 잡았습니다.
[안와르 이브라힘 / 말레이시아 총리(지난 8일)]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 정부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합니다. 우리가 아는 한, 중국은 하나입니다.”
중국과의 경제협력, 북핵 위협에 대응한 미국과의 안보협력 사이에서 우리나라도 항상 선택을 강요받는 입장이었습니다.
[위성락 /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4강에 둘러싸여 있는 나라의 외교고 그 속에서 비핵 평화 번영 통일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미중러에 대처할 수 있는 통합되고 조율된 정책을 가지고 (대처해야 합니다.)”
팬데믹 이후 미중 기술 패권 전쟁과 대만을 둘러싼 대치 구도가 선명해진 아시아.
각국은 국익에 따른 이합집산,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권갑구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은
권갑구 기자 nin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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