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총파업으로 간호법 거부권 압박? 핵심 전공의들은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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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제정안 및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의사 및 간호조무사 등 보건의료 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기 위해 부분파업과 총파업 등 다양한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간호법 제정안 국회 의결 직후 보건의료 재난위기 '관심' 단계를 발령한 일에 대해서도 사실상 '총파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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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제정안 및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의사 및 간호조무사 등 보건의료 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기 위해 부분파업과 총파업 등 다양한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의료현장의 혼란이 예고된 상황에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무게를 싣는 보건복지부의 태도도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의사협회·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13개 보건의료 직역이 모인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는 5월2일 파업 방식과 시기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분 파업은 3일 또는 4일이 검토되고 있다. 부분 파업은 개원 의사들이 진료 시간을 단축하고, 간호조무사 등은 하루 연차 휴가를 내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어 시민들이 체감하는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연대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전후로 총파업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박명하 의협 간호법·면허박탈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은 “(총파업을) 국무회의 이전 혹은 이후에 할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있다”며 “국민에게 법안이 통과돼서 안된다는 절실함을 알리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특히 국무회의가 9일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을 경우 9일 이후 총파업 일정이 가시화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중립적이지 못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9일 서울 강남구 서울요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돌봄·요양 체계 마련이 매우 중요한데, 근본적인 방법은 의료법 개편을 통한 혁신이지 간호법 제정은 최적의 대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최선의 대안이 아니라고 하면 간호법이 가진 명백한 한계가 있으니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해서 대안을 내놔야지 마치 간호법을 도로 물릴 수도 있다는 뉘앙스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간호법 제정안 국회 의결 직후 보건의료 재난위기 ‘관심’ 단계를 발령한 일에 대해서도 사실상 ‘총파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조 장관은 30일 제2차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어 ‘파업·휴진 때 위기 상황 분석과 비상진료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총파업 핵심이 전공의들인데 전공의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 아니고, 개원의들도 관심이 높지 않다”며 “왜 발령했는지 의아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형병원 의료 현장 핵심 인력인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은 총파업·집단휴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법안 공포 시 전공의 단체행동을 논의하겠다”며 총파업 참여 여부도 아직 미정인 상태다.
의료연대 총파업이 ‘의료대란’으로 번질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김윤 교수는 “이번에 통과된 법안이 의사들에게 실질적 위협이 아니기 때문에 파업에 참여하는 의원이나 의사들이 많을 거라 생각지 않는다”며 “국민들의 불신이나 반감 등이 다시 표출되는 상황이라 의협이 대대적인 파업하기는 거의 불가능해보인다”고 말했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연구원장은 “말폭탄은 내부용인 것으로 보이고 의협이나 다른 협회가 파업을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본회의 통과로 일단락됐기 때문에 빨리 수습하고 생산적 논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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