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전형’은 무조건 상향 지원?… “경쟁력 판단이 최우선”

김유나 2023. 4. 3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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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에 대한 오해들
내신 등급이 아웃풋 직결되는 것 아냐
대학선 원점수·학업 태도 등 고루 판단
2023년 반영항목 축소·자소서 폐지 변수
‘2022년 결과 2023년과 같을 것’ 속단 금물
전공 관련 활동서 드러나는 역량 중요
교사 소통·활동 후 기록 남기기 ‘필수’
얼마 전 올해 고3의 첫 모의고사였던 3월 학력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많은 수험생은 2학년까지 받은 교과 성적과 학력평가 성적 등을 비교해 수시와 정시 중 어떤 것이 더 유리한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2024학년도 대입은 수시에서 27만2032명, 정시에서 7만2264명을 선발한다. 수시 중 56.7%(15만4121명)는 학생부교과전형, 29.2%(7만9358명)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 첫 모의고사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 3월 23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지를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특히 학종은 많은 수험생이 준비하는 전형이다. 정성평가라는 특성상 대부분의 대학은 학종 가이드북까지 제공하지만, 학종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수험생도 많다. 막연하게 내신성적 기반의 교과전형으로 지원할 대학보다는 상향지원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학종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자신의 학종 경쟁력을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남들이 준비하니 자신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준비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당장 본인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30일 진학사의 도움을 받아 학종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많이 하는 오해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내신 등급이 정해지면 지원 가능 대학도 결정되나.

“학종 경쟁력이 내신성적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내신성적은 일차적인 평가 자료로, 학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등급 자체가 학업역량 평가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은 등급뿐 아니라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 이수 단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학업 태도·탐구력 등을 함께 파악해 학업역량을 판단한다. 이밖에 진로역량, 공동체역량 등 다른 요소들까지 종합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 따라서 내신 등급이 합격을 결정하는 절대적 요소가 아니다. 학생부 ‘교과’ 전형이 아니라 학생부 ‘종합’ 전형임을 명심해야 한다.”
―작년 우리 학교 O등급 학생이 합격했다면 올해도 비슷할까.

“작년 결과와 올해 결과가 같을 거란 속단은 안 된다. 어떤 학생이 지원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학생부가 합격권에 들어갈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작년에 합격한 학생부라도 올해 더 우수한 경쟁자가 많다면 불합격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2024학년도)는 학생부 반영 항목이 축소되고 자기소개서가 폐지되는 등 변경 사항이 있기 때문에 더욱 작년과 동일한 잣대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더욱이 그 잣대를 내신성적으로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학생부를 전공 관련 내용으로 채우면 경쟁력이 있을까.

“전공 관련 내용이 많다고 전공역량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관련 내용이 많다고 전공적합성이 좋게 평가되지 않는다. 많은 대학은 전공적합성이 아닌 계열적합성에 초점을 둬 평가하고,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은 평가요소에 전공적합성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건국대·경희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는 공동연구를 통해 2024학년도 학종 평가요소 중 ‘전공적합성’을 ‘진로역량’으로 변경했다. 진로 관련 활동을 단지 ‘했다’는 사실보다는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학생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학생부를 위해 활동을 많이 하는 게 좋지 않나.

“많이 하는 것보다, 필요한 활동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부에 기록할 글자 수는 제한돼 있다. 개인의 역량이 드러나지 않은 단순 참여 사실이 여러 개 나열된 학생부는 결코 좋은 학생부라고 할 수 없다. 자기소개서도 폐지된 상황에서 학생부만으로 자신의 강점을 보여주려면 하나의 활동이라도 학생의 우수성이 드러나도록 기록돼야 한다. 어떤 활동을 하겠다고 결정하기 전, 자신이 그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 성장할 수 있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해당 활동을 하겠다는 판단이 섰다면 열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교사와의 소통, 활동 후 기록 남기기는 필수다.”

―학종은 상향으로 지원하는 게 좋은가.

“자신의 경쟁력에 대한 판단을 먼저 해야 한다. 좋지 않은 내신성적으로도 학종에 합격하는 사례가 있다 보니 학종에 대한 학생들의 눈높이가 높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학종의 경쟁률은 절대 낮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학업역량, 진로역량 등 학종에서 중요시하는 요소들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데도 상향 지원한다면 아까운 원서 카드만 날리게 되는 것임을 명심하자.”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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