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레이더 24시간 DMZ 감시… “경계 이상 무” [르포]

구현모 2023. 4. 3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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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으면 사람이 모든 경계 초소를 점령하고 철책을 따라 걸으며 눈으로 감시해야 했지만, 이제 수십 대의 카메라 등 과학화 시스템으로 비무장지대(DMZ) 일대를 24시간 감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런 과학화 시스템이 모든 일반전초(GOP) 부대에 설치돼 있다.

과학화 시스템 설치 이후 사람이 24시간 들어가 있는 고정 초소 수가 줄어든 대신 소대급 인원들이 열영상장비(TOD), 근거리 및 중근거리 카메라로 전방을 감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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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중무장’ 최전방 GOP를 가다
철책엔 ‘감지 센서 시스템’ 설치
건드리면 상황실서 ‘이상’ 인지
초소 내 작전조 긴급출동 준비
“사소한 것도 안 놓쳐… 완전 작전”
“예전 같으면 사람이 모든 경계 초소를 점령하고 철책을 따라 걸으며 눈으로 감시해야 했지만, 이제 수십 대의 카메라 등 과학화 시스템으로 비무장지대(DMZ) 일대를 24시간 감시하고 있습니다.”

4월27일 강원 화천군 최전방 칠성 전망대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단을 맞이한 대대장은 이같이 말했다. 전망대에서 왼쪽으로 6·25전쟁 당시 마지막 승전보를 올린 425고지가 보였다. 앞으로는 북한 주민들이 농사를 짓는다는 개활지가 시야에 들어왔다. 개활지 주변으로는 남한에서 유일하게 북으로 흘렀다 다시 평화의 댐으로 흐르는 금성천이 눈에 띄었다.

육안으로도 경계 작전을 펼치기 용이한 곳이지만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와 레이더, 광망 시스템이 경계의 공백을 촘촘히 메우고 있다. 전에는 장병들이 하루에도 수십번 험준한 능선을 따라 이어진 수 ㎞의 철책 주변을 순찰하며 절단·침입 흔적을 점검했다. 그러나 2015년 7월 과학화 시스템 도입 후 모든 철책에 그물망 모양의 광망 시스템이 설치돼 일정 수준 이상의 물리적 충격이나 이상 신호를 감지한다. 2016년 9월 귀순자가 남측 지역으로 넘어오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활용한 유도 작전으로 19분 만에 귀순자 신병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제 기자단이 철책을 따라 걸으며 감지 시스템을 체험해봤다. 대대장이 고의로 감지 센서를 꼬집자마자 상황실에서 이상 신호를 인지했다. 인근 카메라들이 해당 구역을 비추고 소초 내 작전 대기조는 긴급 출동을 준비한다. 현재 이런 과학화 시스템이 모든 일반전초(GOP) 부대에 설치돼 있다.

과거 GOP 부대는 대부분 경계병으로 구성됐다. 주간과 야간 4개 시간대의 순환 근무 시스템으로 운영됐다. 장병들은 악천후 속에서도 하루 6∼7시간 초소에 서 있어야 했다. 과학화 시스템 설치 이후 사람이 24시간 들어가 있는 고정 초소 수가 줄어든 대신 소대급 인원들이 열영상장비(TOD), 근거리 및 중근거리 카메라로 전방을 감시한다. 고정 초소에 들어가 있는 장병을 제외하고는 대기조로 분류돼 소초에서 곧바로 출동할 수 있게 준비한다. 경계 근무를 나가는 장병들은 앞뒤로 방탄판이 들어간 조끼를 입은 채 혹시 모를 전투 상황을 대비한다.
강원 화천군의 육군 7사단 GOP에서 장병들이 경계 작전 근무를 서고 있다. 육군 제공
다만 장병들의 경계 태세는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TOD 감시병 이준민 상병은 “야간에 모두가 잠들 때 잠을 이겨내며 가족·친구·전우를 지킨다는 것이 보람되다”며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관측하고 보고하여 완전 작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경계병인 김선일 상병은 “GOP 경계 근무를 수행하는 대한민국 1%라는 자부심이 추운 겨울, 더운 여름, 야간 등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원동력”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경계 작전에 전념하는 장병들을 믿고 안심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화천=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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