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청소년 대상 마약범죄 최고 사형 구형”

유통·판매도 무관용 엄단 방침
단순투약 땐 처벌보단 재활 중점

검찰이 청소년을 마약 범죄에 끌어들이는 자에 대해 최대 사형을 구형하겠다는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대검찰청은 30일 청소년에게 마약을 공급하거나, 청소년을 마약 유통에 가담시킨 사범, 청소년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사범에 대해 마약류관리법상 최대 사형·무기징역 등의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해 구형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마약류관리법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적으로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수수·조제·투약·제공한 자에 대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뉴스1

검찰은 청소년이 마약을 유통하거나 판매하는 경우에도 구속 기소하는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스스로 공급망을 구축해 마약을 공급하거나 타인의 인적사항을 도용해 처방받은 의료용 마약을 또래 집단에 불법유통한 청소년이 여기에 해당한다. 검찰은 1~2회 투약만으로 중독될 수 있고 신체·정신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심각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청소년 대상 마약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약을 단순 투약한 청소년에 대해선 교육과 치료를 조건으로 한 기소유예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검찰은 올해 하반기부터 식약처와 보건복지부, 법무부와의 협력을 통해 중독사범에 대한 맞춤형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검찰에 따르면 청소년 마약사범은 2017년 119명에서 지난해 481명으로 4년 새 30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사범 증가율인 30%의 10배를 넘는다. 청소년이 다크웹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마약 거래와 투약 방법을 배우고, ‘피자 한 판’ 값에 필로폰 1회 투약분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마약 유통이 활발해진 배경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강남 마약 음료’ 사건과 같이 마약을 음료나 아이스크림, 집중력 강화·다이어트 약으로 둔갑시켜 강력범죄에 악용하는 사례도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