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혼란' 佛 신용등급 강등… 마크롱 입지 흔들

송경재 2023. 4. 3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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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금개혁에 따른 대규모 시위가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졌다.

4월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인 피치는 전날 밤 프랑스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계단 강등했다.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은 연금 개혁 실행에 나선지 수 주일도 안된 마크롱 정부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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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신용전망은 '안정적'유지
시민·야당, 개혁 반대시위 여전
소수인 與, 재정 정책 후퇴 우려
올 '재정적자 5%'비관적 전망도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4월 28일(현지시간) 연금개혁 강행에 따른 사회불안을 이유로 프랑스 국가신용등급을 'AA-'로 한단계 강등했다. 4월 20일 파리 증권거래소 본사인 유로넥스트그룹 건물에서 철도 노동자들이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금개혁에 따른 대규모 시위가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졌다.

4월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인 피치는 전날 밤 프랑스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계단 강등했다. 신용전망은 '안정적' 등급을 줬다.

피치는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2위 경제국인 프랑스가 연금 개혁을 둘러싼 갈등으로 사회적, 정치적 불안 상태에 놓여 있어 정부의 재정개선 노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점을 신용등급 강등 배경으로 들었다.

피치는 "정치적 교착상태와 (일부 폭력적인) 사회 운동이 마크롱의 개혁 어젠다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고, 나아가 더 확장적인 재정적책이나 이전 개혁 되돌리기 압력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은 연금 개혁 실행에 나선지 수 주일도 안된 마크롱 정부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은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대로 가면 연금기금이 고갈된다며 연금수급 개시 연령을 2년 올린 64세로 상향 조정하는 개혁안을 강행한 바 있다.

시민들이 연초부터 시위를 지속하고, 의회에서는 야당이 거세게 반발했지만 마크롱은 의회를 우회해 연금 개혁을 강행했다. 여당이 의회 다수당이 아닌 가운데 나온 변칙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헌법재판소 격인 헌법위원회는 이 같은 연금 개혁이 합헌이라고 결정해 시민들의 분노를 샀고, 마크롱이 법안에 서명해 연금 개혁이 시작됐지만 시위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피치는 여당이 소수당인 것이 이 같은 시민들의 불만 속에 마크롱 정부의 개혁정책 후퇴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금 개혁 외에도 마크롱은 고용확대, 재정적자 감축, 학교 등 공공서비스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야당의 벽에 막혀 고전하고 있다.

피치는 이날 신용등급 강등의 또 다른 배경으로 마크롱의 의회를 거치지 않은 편법 연금개혁을 지목했다. 마크롱이 헌법 49조3항을 이용해 인기 없는 연금 개혁을 의회 동의 없이 강행함에 따라 "급진주의자들과 반제도권 세력이 (프랑스 정치권에서) 더 힘을 키우게 됐다"고 피치는 우려했다.

피치는 아울러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재정지출 확대와 저성장으로 인해 프랑스 재정적자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4.7%에서 올해 5%로 증가할 것으로 비관했다.

프랑스 경제는 올해 총파업에도 불구하고 1·4분기 0.2% 성장했지만 인플레이션은 4월 전년동월비 5.9% 급등했다.

피치는 프랑스 재정수치가 경쟁국들에 비해 취약하다면서 GDP 대비 재정적자가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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