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한·일전 사령탑 전주원 “어린 선수들, 주눅들지 않는 법 배웠다”[현장]
“저와 선수들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배우는 계기가 됐다.”
여자 농구 우리은행의 전주원 수석 코치가 지휘봉을 잡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라이징 올스타 선수단이 28일부터 30일까지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진행된 ‘W리그 올스타 2022~2023 in 아리아케’ 이벤트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준비 기간이 촉박했다. 25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 12명으로 구성된 WKBL 라이징 올스타 선수단은 27일 오후 인천의 하나원큐 청라체육관에 소집됐다. 한 차례 훈련을 진행한 뒤 28일 일본 도쿄에 입성했다. 곧바로 훈련에 돌입했다. 손발을 맞추는 건 물론,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전주원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이 가장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29일 W리그 올스타와 맞붙은 WKBL 라이징 올스타 선수단은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출신 도카시키 라무(ENEOS)와 2020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들을 상대로 과감한 플레이를 펼쳤다. 1쿼터에는 31-18로 큰 점수 차의 리드를 잡기도 했다. 아쉽게도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WKBL 라이징스타팀은 84-89로 석패했다. 그러나 선수단 얼굴에 후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전주원 감독도 만족감을 표했다. 30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만난 전주원 감독은 “부상을 제일 우려했다. 부상자가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선수들이 재밌게 경기를 소화했다. 즐겁게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좋다”며 “올스타전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치열한 경기가 만들어졌다. 저희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았다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힘들고 바쁜 스케줄이었다. 그런데도 선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전주원 감독의 표정도 밝았다. 전주원 감독은 “선수들이 즐거워하는 표정을 보며 만족감을 느꼈다. ‘W리그 올스타 선수들도 즐거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처음에는 ‘일본 올스타전에서 저희가 경기하는 게 어색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의 선수들끼리 너무 잘 어우러졌다. 이질감 없이 올스타전에 함께하는 팀 같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펼쳐지는 이벤트 매치에 참여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경험’에 대해 강조한 전주원 감독은 “해외에 와서 이런 무대에서 경기하고, 이벤트 일정을 소화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비록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일본의 좋은 선수들과 함께 부딪히면서 코트에서 경쟁했다. 주눅 들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어린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법을 배운 것이다. 이번 한일 교류전에서 배운 내용들은 선수들에게 값진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전주원 감독은 앞으로 지속해서 이어지게 될 한일 교류전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WKBL과 일본여자농구리그(WJBL) 모두 이 교류전을 장기적으로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 이번 대회가 더 큰 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첫발을 내디뎠다. 교류전이 점점 더 커지고 좋아져서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힘주었다.
전주원 감독은 이제 다시 우리은행 코치의 직책으로 돌아간다. 일본에서 얻은 특별한 경험을 안고 우리은행 선수단과 함께 2023~2024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그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이 제 얘기를 잘 들어줬고, 훈련도 정말 열심히 해줬다. 그런 부분에서 저도 많은 재미를 느꼈다”며 “저에게도 지도자로서 좋은 경험이었다. 해외 체육관의 분위기, 경기 진행 방법, 행사 진행 스타일 등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도쿄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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