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봄이 길다…롯데, ‘13년 만의 8연승’ 찍고 선두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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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데'의 춘풍은 돌풍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가 13년 만에 8연승 역사를 쓰고 리그 1위로 올라섰다.
롯데가 리그 8연승을 거둔 건 2010년 6월 3∼12일 이후 4706일, 약 12년10개월 만이다.
롯데의 최정상 등극(10경기 이상 기준)은 2012년 7월7일 이후 약 10년9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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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데’의 춘풍은 돌풍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가 13년 만에 8연승 역사를 쓰고 리그 1위로 올라섰다.
롯데는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안방 경기를 5-3으로 제압했다. 지난 20일 기아(KIA) 타이거즈전(5-3 승)부터 여덟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롯데가 리그 8연승을 거둔 건 2010년 6월 3∼12일 이후 4706일, 약 12년10개월 만이다. 아울러 이날 두산 베어스가 에스에스지(SSG) 랜더스를 꺾으면서 롯데는 리그 단독 선두(14승8패)가 됐다. 롯데의 최정상 등극(10경기 이상 기준)은 2012년 7월7일 이후 약 10년9개월 만이다.
전날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낙점된 키움의 선발은 리그 최강 안우진이었으나, 그조차도 롯데의 파도를 막진 못했다. 1회부터 안우진의 공을 두려워하지 않은 롯데가 초반 기선을 잡았다. 2회 안치홍(볼넷)을 시작으로 줄줄이 출루하며 안우진에게 올 시즌 첫 만루 위기를 안겼고, 안권수가 희생 플라이로 한동희를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냈다. 이어 3회에서도 안치홍이 좌중간 적시타를 터뜨리며 한 점을 추가했다. 안우진의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0.69는 사직에서 무의미했다.
마운드에서 힘겨운 싸움이 이어지는 사이 키움 타선이 5회 화력을 집중시켰다. 이날 5타수 3안타를 터뜨린 김혜성이 안타로 출루했고, 이후 2사 2루에서 4번 타자 에디슨 러셀과 이원석의 좌측 담장을 때리는 큼직한 2루타 두 방으로 단숨에 경기 균형을 맞췄다. 친정팀을 만나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롯데 선발 한현희가 흔들리다 김진욱과 교체됐고, 키움에서 대타로 올라온 박찬혁이 다시 2루타를 때려내면서 키움이 3-2 리드를 가져갔다.
승부의 흐름을 비튼 건 7회 키움 김동혁의 보크였다. 롯데 테이블 세터(안권수, 김민석)의 활약으로 만들어진 7회말 2사 1·3루 상황, 잭 렉스를 맞이한 김동혁이 보크를 범하면서 허무하게 동점을 내줬다. 곧이어 롯데의 렉스가 김동혁의 3구를 우익수 옆 라인에 붙이는 2루타로 연결하며 역전 결승타를 쳤다. 다음 타석에 선 전준우가 다시 오른쪽을 공략하는 적시타를 신고, 5-3의 우위를 완성했다. 한순간 드러난 빗금을 롯데는 거대한 균열로 만들어냈다.
이후 롯데는 8∼9회를 무실점으로 지켜냈고, 김원중이 세이브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 역사를 ‘직관’하기 위해 이날 사직야구장에는 집결한 2만2290명 만원 관중은 이정후의 땅볼을 마지막 아웃카운트로 잡아내는 순간 폭발할 듯한 함성으로 들끓었다. 지난해 10월8일 이대호 은퇴식이 치러졌던 경기 이후 롯데의 첫 매진 경기였다. 벚꽃이 진 이후에도 왕성한 봄기운으로 리그를 정복 중인 롯데는 다음 달 2일 기아와 방문 3연전을 이어간다.
마침 롯데의 다음 상대가 될 기아 역시 이날 잠실야구장에서 엘지(LG) 트윈스를 상대로 역전에 재역전을 수차례 반복한 난투 끝에 12-8로 승리, 5연승을 달성했다. 두 상승세 중 한쪽은 다음 경기에서 멈춘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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