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새 대출 27% 증가… 2030, 빚더미 앉았다

이미선 2023. 4. 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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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서 평균 5414만원 빌려
저금리에 빚투·영끌 성행 여파
금리 오르자 상환 부담 커져
60대 이상 대출도 26%나 급증

코로나 사태 이후 3년 간 20·30대 젊은 세대의 빚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새 대출이 30% 가까이 불었다. 낮은 금리에 돈을 빌려 부동산, 주식 등을 매수하는 '빚투'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성행하면서 빚이 급증한 것이다. 실물 경제가 어려워지자 60대 이상 고령층의 대출도 26% 급증했다.

이들의 대출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더 크게 증가했다. 이자 상환 부담은 물론 연체율 상승 등에 따른 부실화 가능성이 우려된다.

30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기관(은행+비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860조8000억원이다. 2019년말(1622조3000억원)과 비교할 때 14.7%(238조5000억원)가 증가한 것이다.

대출은 잔액기준으로 30대 이하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30대 이하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 4분기 현재 은행권과 2금융권을 합해 모두 514조5000억원(은행 354조8000억원+2금융권 159조7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2019년 4분기 404조원(은행 278조1000억원+2금융권 125조9000억원)보다 27.4%나 늘어난 것이다.

30대 이하의 대출 증가율은 60대 이상(25.5%·288조6000억원→362조1000억원), 40대(9.2%·478조4000억원→522조6000억원), 50대(2.3%·451조3000억원→461조6000억원) 등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다. 3년간 대출 증가액 역시 30대 이하(110조5000억원)가 1위였다. 60대 이상도 3년 간 가계대출이 288조6000억원에서 362조1000억원으로 25.5%(73조5000억원) 급증했다.

대출자 1인당 평균 대출액(대출잔액/차주 수)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계층도 30대 이하였다.

은행권에서 30대 이하 대출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2019년 4분기 5980만6000원에서 2022년 4분기 7081만8000원으로 18.4% 증가했다. 40대(10.4%·9379만3000원→1억356만7000원), 50대(3.5%·8773만9000원→9081만9000원), 60대 이상(2.1%·7565만원→7725만6000원)이 뒤를 이었다.

2금융권에서도 30대 이하는 평균 5413만6000원의 대출을 받고 있었다. 2019년 4분기(4101만원)보다 32%나 뛰었다. 40대(18.1%·5707만원→6737만2000원), 50대(4.7%·6424만1000원→6723만1000원), 60대 이상(3.0%·6968만5000원→7179만5000원)보다 월등히 높은 증가율이다.

결국 은행권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에서 30대 이하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이 높은 것으로 그만큼 이들의 금리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30대 이하 청년층과 저소득층 등 취약 차주의 연체율도 조금씩 오르면서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은행·2금융권을 통틀어 30대 이하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현재 0.5%다. 2020년 4분기 이후 줄곧 0.4%를 유지하다가 0.1%포인트 높아졌다. 40대(0.6%), 50대(0.6%), 60대 이상(0.7%)의 연체율도 작년 말을 기점으로 일제히 상승했다. 중소득 대출자(소득 30∼70%)의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이미 1.0%를 찍었고, 저소득자(0.9%)도 1%에 바짝 다가섰다.

양경숙 의원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경제적 기반이 약한 청년층의 대출이 너무 많이 늘었다"며 "높은 금리와 물가 속에서 이들의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연체가 늘어나면 소비까지 줄어 금융은 물론 경제 전반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만큼 미리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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