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野 강행 처리→尹 거부권 반복…눈살 찌푸리는 ‘파워게임’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2023. 4. 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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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도 尹 대통령 거부권 가닥
방송법·노봉법 등 쟁점 법안 산적
與·尹 vs 野 ‘힘싸움’…국민 피로 누적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지방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쟁점 법안을 두고 거대 야당과 윤석열 대통령이 ‘파워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거야가 법안을 밀어붙이면 윤 대통령이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모양새가 반복되고 있다. 실익은 없고 소모적인 힘겨루기에 치중한 정치권의 모습에 국민적 피로도가 크게 늘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재의 요구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재의 요구권 행사는 취임 이후 두 번째로, 지난달 양곡관리법 개정안(양곡법)에 ‘1호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간호법을 놓고 대한 간호협회(간협)와 비 간호협회(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여당에선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또한 여당은 간호법 중재안을 도출하기 위해 야당과 각 단체 여러 차례 만났으나 끝내 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야당이 간호법 강행 처리를 시사하자 이에 여당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윤 대통령은 오는 30일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친 뒤 귀국하면 주말 사이 참모들로부터 현안을 보고 받고 거부권 행사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이력이 있는 만큼, 이번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는 여론 동향을 주시해 신중하게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노란봉투법(노조법 2조3조 개정안) 처리 촉구 이은주 의원-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간호법뿐만이 아니다.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 개정안’(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도 여야 쟁점 법안으로 현재까지 중재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노란봉투법’의 경우 법사위에 계류된 법안으로 야당은 의결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은 법제처 등 관계기관 의견 청취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대립하고 있다.

‘방송3법 개정안’은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으로 단독 의결됐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은 반대 토론을 한 뒤 본회의장에서 퇴장했으며, 투표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5월 임시국회에서 해당 법안을 단독으로 강행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영화협회에서 열린 글로벌 영상 콘텐츠 리더십 포럼에서 찰스 리브킨 미국영화협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처럼 ‘야당 주도 강행 처리-윤 대통령 거부권’의 사이클이 여야와 윤 대통령 모두에게 정치적 부담감을 안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협치가 부재한 상황에서 실효성 없는 ‘힘겨루기’만 반복하는 모습에 국민의 실망감만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로 돌아선다면 무작정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것도,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쉽진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특히 30%대의 지지율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윤 대통령 입장에선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역시 ‘돈 봉투 의혹’과 ‘대표 사법리스크’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지율이 빠지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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