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알생] 그들은 왜 '거지방'에 열광하나…조언대로 하루 살아보니

송지혜 기자 2023. 4. 3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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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청년층을 중심으로 이른바 '거지방'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익명 채팅방에 모여 지출을 공유하고 절약을 유도하는 일종의 '절약방'인데요. 청년들이 '거지방'에 빠진 이유는 무엇인지 직접 이 방의 조언에 따라 하루를 보내며 알아봤습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 생활경제' 송지혜 기자입니다.

[기자]

카카오톡에서 '거지방'을 검색해봤습니다.

오픈채팅방 수백 개가 나옵니다.

익명으로 자신의 지출 내역을 올리면 쓴소리나, 유머러스하게 소비를 막는 답변이 달립니다.

무겁지 않게 절약을 유도하는 겁니다.

요즘 청년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김정현/'거지방' 개설자 (방장) : 사람들끼리 만나서 '나 돈 없다' 이러면 좀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도 많잖아요. (오픈채팅방은) 서로 대면을 안 하니까 창피함 없이 그냥 서로 지출 공유를 하면서 쓴소리도 듣고 그렇게 하자고…]

대학생 이사랑 씨도 지인 30여 명과 거지방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사랑/대학생 : 유머가 가미되어 있으니까 조금 더 즐겁게 소비를 절약할 수 있지 않나. 기본적으로 나가는 비용 빼면 한 3만원 정도 (지출이) 줄었던 것 같아요, {일주일에?} 네.]

직접 '거지방' 조언에 따라 하루를 보내봤습니다.

출근길, 즐겨 마시던 커피를 사마셔도 될 지 묻자 회사 탕비실을 이용하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점심으로 식당 김치찌개와 구내식당 중에 고민된다는 글을 올리자 추천은 역시 구내식당.

퇴근길엔 택시를 타도 될지 물었습니다.

체력을 기르라거나 걸어가라는 다소 극단적인 답변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따라 버스를 탔습니다.

'거지방' 조언으로 이날 아낀 금액은 모두 2만6백원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거지방' 열풍을 놓고, 불황과 고물가를 젊은 세대 답게 즐겁게 대처하려는 현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곽금주/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고통을 즐거움으로 바꿔서 해보려고 하는 노력, 또 그때그때마다 바로바로 답이 온다거나 '좋아요'라는 자신에게 동의감을 보이는 것도 굉장히 힘이 될 수 있거든요.]

코로나19 이후 3년간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 가격 급등과 경기 불황을 거치면서 20, 30대 세대가 직격탄을/ 맞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30대 이하 대출은 3년새 27% 늘어 전 연령층 중에 제일 높았습니다.

또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2021년 이후, 20대는 60대보다 소비를 8배 이상 더 줄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다보니 '짠물 소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성비를 앞세운 이 편의점 도시락은 2월 출시된 이후 400만 개 넘게 팔렸습니다.

[전소정/회사원 : 가격도 일단 되게 합리적이고, 다양한 메뉴 중에 먹을 게 다양하기 때문에…]

도시락에서 시작된 편의점 할인 경쟁의 폭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2900원짜리 냉동 피자를 내놓는가 하면, 다음 달엔 각종 할인을 모두 받으면 가장 저렴하게는 200원에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는 할인 판매도 시작됩니다.

(영상디자인 : 김현주 조승우 / 인턴기자 : 이희진 백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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