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소비 살아났지만 저성장 탈출은 역부족[尹정부 1년 성과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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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 이중고를 힘겹게 넘어서는 듯 보였던 한국 경제가 한 박자 늦게 다시 위기를 맞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월 30일 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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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GDP 0.3% '힘겨운 반등'
주요 수출품 반도체 최악의 부진
올 성장률 전망 여전히 비관적
"민간주도 성장 위한 정책 나와야"
고금리·고물가 이중고를 힘겹게 넘어서는 듯 보였던 한국 경제가 한 박자 늦게 다시 위기를 맞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경제팀이 물가상승률 둔화, 고용률 호조 등을 취임 1년 성과로 꼽고 있지만 다소 살아나는 체감경기와 거시지표가 엇박자를 내고 있어서다. 경제전문가들은 윤 정부가 그동안 시장정상화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민간 주도의 성장동력 회복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4월 30일 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로 집계됐다. 지난해 4·4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을 끊어냈다. 역성장 탈출의 주요 동력은 열리기 시작한 소비자 지갑이었다.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 기여도는 0.3%p로 나타났다. 그만큼 민간소비가 1·4분기 성장률을 높였다는 뜻이다.
한은이 조사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최근 10개월 중 가장 높다. 고물가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에 봄기운이 스며든 것으로 분석된다. 주거 관련 부채도 급증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고소득층 위주로 이자부담이 몰리며 고금리를 버텨낸 모양새다. 여기에다 고금리에 적응한 소비자들이 코로나 이후 보복성 소비를 늘렸고, 예상보다 일찍 시작된 내수활성화 정책까지 더해졌다.
체감지표는 개선조짐이지만 거시지표는 다소 비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경제기관의 우리나라 경제전망은 비관적이다. IMF는 연속 4차례 올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한은 역시 또 내릴 가능성이 높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부문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또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 또한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1·4분기 성장률 0.3%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올 상반기는 1.2% 성장한 수준으로, 상반기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한은과 주요 경제기관들이) 연간 전망치를 내리는 것은 하반기 성장이 예상만큼 따라오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경기에 대한 비관은 기업 부문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통계청 '4월 산업동향'에 따르면 1·4분기 설비투자는 기계류(-10.5%)와 운송장비(-3.2%) 투자가 모두 줄어 전분기 대비 8.7% 감소했다. 호황기를 겪었던 반도체가 부진에도 오히려 투자를 늘렸는데도 이외 분야에서는 투자여력이 없다는 방증이어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비가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제조업 추이에 따라 머지않아 경기둔화 흐름이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변수는 반도체 업황 회복,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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