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고강도 압박에… 한전 `20조+α` 자구책 내놓는다

한기호 2023. 4. 3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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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올해 2분기 전기 요금 인상안 발표를 게속 미루며 여론의 화살을 최악의 경영난에 빠진 한국전력공사에 돌리고 있다.

정승일 한전 사장 사퇴까지 거론하며 고(高)강도 자구책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여당의 압박을 받는 정 사장은 지난 21일 입장문을 내 "한전 및 발전 6사를 포함한 전력그룹사(10개)는 전기요금 조정에 앞서 국민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20조원 이상의 재정건전화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전기료 인상의 불가피성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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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사장 사퇴까지 거론하며
국민의힘 지도부 잇따라 압력
정승일 "재정건전화 추진 속도"
박대출(왼쪽 두번째)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 4월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산업계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올해 2분기 전기 요금 인상안 발표를 게속 미루며 여론의 화살을 최악의 경영난에 빠진 한국전력공사에 돌리고 있다. 정승일 한전 사장 사퇴까지 거론하며 고(高)강도 자구책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한전은 '20조원+α' 자구책을 곧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전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모두 뼈를 깎는 자성과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전의 적자엔 경영상 커다란 과오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냥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며 "한전 사장이 경영난에 책임지지 않는 모습은 결코 국민들 앞에 설득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박대출 당 정책위의장은 정 사장의 사퇴를 거론했다. 박 의장은 지난 25일 여의도에서 열린 에너지정책 토론회 행사에서도 "한전과 한국가스공사의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촉구했다.

당정은 3월말부터 총 4차례의 협의회 또는 소비자·업계와 간담회를 가졌지만 전기·가스료 인상 '불가피성'에 대한 공감에 머물러 있다. 총선을 의식해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당의 압박을 받는 정 사장은 지난 21일 입장문을 내 "한전 및 발전 6사를 포함한 전력그룹사(10개)는 전기요금 조정에 앞서 국민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20조원 이상의 재정건전화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전기료 인상의 불가피성을 호소했다.

정 사장은 입장문 발표 후 회의를 잇달아 주재해 사원·경영진과 함께 자구책을 논의했다. 정 사장은 지난 24일 경영진과 본사 처장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한 데 이어 지난 27일 최철호 전력노조위원장과의 경영 현안 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이 미뤄질수록 한전채 발행이 늘어나 금융시장 왜곡과 에너지산업 생태계 불안 등 국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전기료 인상을 통한 전력 시장 안정화를 강조했다.

한전은 임금인상분 반납 등 사실상의 임금동결안이 담긴 자구책을 두고 소속 직원들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간담회도 6차례 개최했다. 최근에는 근로자의 날을 맞아 전 사원에게 지급했던 온누리상품권 10만원권을 회수했다.

한전은 지난 28일 전체 경영진이 참여하는 전사 비상 현안회의를 열어 최근 경영 상황을 공유하고 재무위기를 극복할 대안과 자구책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으며 조만간 20조+알파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기호·정석준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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