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바이든 ‘아메리칸 파이’ 듀엣 준비”···대통령실 “반국가적 작태”
대통령실은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것과 관련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준비 부족을 지적하자 “반국가적 작태”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의 중요한 외교 활동에 대해 근거도 없는 무책임한 모함을 하는 것은 국익을 훼손하는 반국가적 작태”라고 말했다.
앞서 박 전 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미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 실패를 책임지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물러가야 윤석열 외교가 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아메리칸 파이’를 듀엣으로 부르려고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미 소식통으로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처음부터 조율된 아메리칸 파이였다”며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이) 작곡가(돈 맥클린)가 서명한 기타도 준비한 것이고, 또 윤 대통령께서 열창하신 그 소절의 다음 소절은 바이든 대통령의 큰아들이 개사해 애창해 왔기에 만약 윤 대통령께서 한 소절을 더 안하셨다면 바이든 대통령도 듀엣으로 하려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보 대통령실?”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게 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요청이었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28일 현지 브리핑에서 “백악관 측이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노래가 있으면 만찬장에서 연주하겠다고 청하면서 곡명을 물어왔다”며 “그래서 대통령실에서는 ‘아메리칸 파이’를 좋아하는 노래라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그래서 만찬에서 뉴욕 유명한 뮤지컬 스타들이 ‘아메리칸 파이’를 불렀고 노래가 끝난 다음에 바이든 대통령이 갑자기 대통령께 노래를 청하게 된 것”이라며 “대통령은 약간 당황스러운 측면이 있었지만 만찬에 참석한 분들이 기본적으로 한·미 동맹을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인사들이고, 또 만찬을 준비하기 위해서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박사 내외가 기울인 노력을 잘 알기 때문에 거절할 수 없어서 한 소절 불렀던 것”이라며 말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이날 SNS에 박 전 원장 주장에 대해 “가짜뉴스에 기반한 집착이자 생트집”이라고 말했다. 또 “박 전 원장님이 모르실 듯한 일화 하나 소개해드리겠다”며 지난 26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면담 뒷이야기를 전했다. 박 의장은 “머스크는 의회와 연방법원 등으로부터 하도 많이 시달려서 워싱턴 가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윤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텍사스에서 워싱턴으로 날아왔다고 한다”며 “이처럼 세계 최고 기업인도 윤 대통령을 30분 만나기 위해 몇 시간씩 비행기 타고 날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외교장관 어법대로라면 ‘흠집 낸다고 흠집 내어질’ 대통령이 아니다. 후배 정치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언행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한 국빈 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직접 불렀다. 이날 만찬에서는 놈 루이스, 레아 살롱가, 제시카 보스크 등 미국 유명 뮤지컬 가수들의 공연이 있었다. 이들은 앙코르곡으로 “윤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고 들었다”며 이 곡을 선곡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노래를 요청했고, 윤 대통령은 피아노 연주에 맞춰 약 1분간 노래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원곡자인 돈 맥클린의 친필 사인이 담긴 기타를 윤 대통령에게 깜짝 선물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빈 만찬에서 “아들들이 어렸을 때 이 노래를 좋아했으며 가사 중 ‘위스키 앤 라이’(whiskey and rye)를 ‘위스키 앤 드라이’(whiskey and dry)로 바꿔불렀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큰 아들 보 바이든은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을 지내며 아버지의 뒤를 이을 정치 후계자로 꼽혔지만 뇌종양으로 2015년 4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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