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없이 주가 1741% 폭등… 누리꾼도 의심한 ‘작전’ 못 걸러 [SG증권發 주가폭락 파문]

안승진 2023. 4. 3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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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대상이 된 8개 종목은 최근 3년간 비슷한 모양의 차트를 그리며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주가가 많게는 1741%, 적게는 404% 상승하며 최고가를 찍었다.

주가조작 세력은 이 기간에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주가조작 의혹 조사는 4월24일 폭락 이전에 시작된 것은 맞는다"며 "통상적으로 검찰과 금감원, 관계 기관과 협조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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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부실대응 피해 키워
선광 1625% 다우데이타 1220%
8개 중 7개 종목이 2∼4월 최고가
“파는 사람 없고 사는 사람만 있다”
통정거래에도 금융위 공조 미작동
물량 털기로 사흘간 시총 7조 증발
“당국, 은밀히 신속대응 했어야” 지적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대상이 된 8개 종목은 최근 3년간 비슷한 모양의 차트를 그리며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주가가 많게는 1741%, 적게는 404% 상승하며 최고가를 찍었다. 주가조작 세력은 이 기간에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호재 없이 주가가 고공 행진했지만 금융당국은 이상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다.
키움증권, 조작 연루 의혹 부인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가운데)이 지난 4월28일 증권업계 사장단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 사장은 이날 “직을 걸겠다”며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주가조작 세력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G증권발 하한가 대상이 된 삼천리, 서울가스, 세방, 대성홀딩스, 선광,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은 모두 2020년 최저가를 찍고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들 종목이 특별한 호재 없이 상승을 지속한 까닭에 주가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작전주’로 의심하는 글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한 누리꾼은 지난해 7월 대성홀딩스 커뮤니티에서 “파는 사람은 없고 사는 사람만 있다”며 작전을 의심했다. 선광 관련 커뮤니티에도 평소 10주 미만이던 공매도 물량이 지난 19일 4만주 이상 나오자 “주가조작 포착”이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그사이 이들 종목은 2021년 7월 최고가를 찍은 다올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7개 모두 올해 2∼4월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성홀딩스는 최근 3년 저점 대비 1741.06%(3월31일) 상승했고 선광 1625.18%(4월21일), 다우데이타 1220.53%(2월3일), 삼천리 863.24%(4월7일), 세방 745.05%(4월7일), 하림지주 404.84%(4월14일), 다올투자증권 316.00%(4월7일) 각각 주가가 급등했다. 이후 SG증권을 통한 대량의 물량 매도가 이뤄졌고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8개 종목에서 7조4000억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주식시장에 이상거래가 발생하고 있는지 감지하고 대응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이들 종목의 이상 신호를 감지하지 못했다. 금융위원회는 관련 제보 등을 통해 주가조작 관련 검찰, 금융감독원과 공조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수년간 주가조작 세력이 매수·매도가를 정해 주가를 띄우는 통정거래 활동을 지속했음에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위는 최근에야 해당 종목의 주가조작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주가조작 의혹 조사는 4월24일 폭락 이전에 시작된 것은 맞는다”며 “통상적으로 검찰과 금감원, 관계 기관과 협조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하자 세력이 대규모 물량 매도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좀 더 은밀하고 신속하게 대응에 나섰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 등의 지분 매도는 주가 폭락 직전 이뤄졌다. 김익래 회장은 “우연의 일치”라며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늑장 대처 지적에 “압수수색이나 출국 금지 등 관련 절차가 빨리 진행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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