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3→4:5→8:5→8:8→12:8 대혈투' KIA, 5년만 LG전 싹쓸이 5연승 '고우석이 소크라테스에 스리런 맞고 무너졌다' [잠실 현장]
KIA 타이거즈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12-8로 승리했다.
전통적으로 맞붙으면 늘 뜨거웠던 두 팀의 승부. 첫 날부터 치열했다. 연장 11회 혈투 끝에 KIA가 4-3으로 승리했다. 이어 전날(29일) 경기에서는 9회 KBO 리그 역대 7번째 삼중 도루를 성공시킨 끝에 6-3으로 이겼다. 그리고 이날 경기마저 가져가며 올 시즌 두 번째 시리즈 스윕승을 이뤄냈다.
KIA는 5연승을 질주하며 12승 11패를 마크했다. 리그 순위는 두산과 함께 공동 5위다. 리그 1위 롯데와 승차는 2.5경기. 반면 3연패에 빠진 LG는 15승 11패를 기록하며 단독 3위에 자리했다. 1위 롯데와 승차는 1경기.
KIA가 잠실 LG전에서 스윕한 건 2017년 7월 2일 이후 2129일 만이었다. 또 LG 상대로 스윕한 건 2018년 4월 19일 광주 LG전 이후 1838일 만이었다.
경기 전 염경엽 LG 감독은 "도루 때문에 진 경기보다 이긴 경기가 더 많았다. (뛰는 야구가) 나만 혼자 맞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있지만, 코치진과 선수들이 모두 함께 옳다고 보고 움직이고 있다. 상대를 더욱 신경쓰게 만들 수 있다. 4월 목표는 5할 승률에서 +5승 정도를 예상했는데, 잘 버텼다"고 밝혔다.
김종국 KIA 감독은 전날 홈스틸 상황에 대해 "저도 모르고 있었다. 김규성과 조재영 주루코치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 엄청 기뻤다"면서 "특히 잠실구장은 KIA 팬들의 함성이 크다.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느낌이다. 부상 선수가 있는 가운데, 4월 현재까지 경기력은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날도 매진이었다. 28일 2만2695명이 잠실구장을 찾은 데 이어 29일과 30일에는 연이틀 만원 관중(2만3750석 매진)을 기록했다.
정우영은 박찬호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1,2루 위기 상황을 만들어놓은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여기서 LG가 투입한 투수는 '클로저' 고우석. 초강수였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고 마무리 투수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 어차피 내일(5월 1일)은 경기가 없는 휴식일이었다. 하지만 류지혁이 지체없이 고우석의 초구 커터(144km)를 받아쳐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6-5에서 점수는 8-5로 벌어졌다. 사실상 승부의 추가 KIA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LG도 끈질겼다. 8회말 전상현을 투입한 KIA. LG는 1사 후 박해민의 중전 안타, 2사 후 문성주와 김현수의 연속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맞이했다. 염경엽 감독은 동점 주자가 될 수 있는 1루 주자 김현수를 정주현으로 교체하는 카드를 또 꺼냈다. 결국 오스틴이 우전 적시타로 8-6을 만들었다. KIA는 이틀 전 2이닝 세이브를 챙겼던 정해영을 호출했다. 하지만 후속 오지환이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폭발시키며 승부를 8-8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KIA였다. 9회초 여전히 고우석이 마운드에 있는 상황. 선두타자 김선빈과 최형우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황대인의 적시타로 9-8을 만들었다. 이어 소크라테스가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커터(144km)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3점포를 작렬시켰다. 사실상 시리즈 대혈투가 KIA의 완승으로 막을 내린 순간. 1루 쪽에 자리했던 LG 팬들이 경기장을 떠나고야 말았다.
그러자 KIA는 3회초 곧장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두타자 박찬호가 볼넷으로 1루를 밟은 뒤 2사 후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김선빈이 좌전 동점 적시타를 쳐냈다.(2-2) KIA 선발 이의리는 5회 선두타자 문성주에게 우중간 안타를 얻어맞은 뒤 2사 후 오지환에게 좌월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LG의 3-2 리드.
이의리는 5회 2사 1,3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김기훈에게 넘겼다. 이날 이의리의 성적은 4⅔이닝(102구) 6피안타 4볼넷 6탈삼진 3실점(3자책). 속구 52개, 슬라이더 30개, 커브 11개, 체인지업 9개를 각각 섞어 던진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152km에 달했다. 김기훈이 김민성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5회를 마쳤다.
6회말 LG는 초강수를 던졌다. 선두타자 박동원이 2루타로 출루하자 대주자 신민재를 투입한 것. 주전 포수를 6회라는 다소 이른 시점에 뺀 것이었다. 다음 타자는 앞서 희생번트를 깔끔하게 성공시킨 박해민. 그러나 이번에는 실패였다. 볼카운트 2-0에서 박해민의 번트 타구가 짧게 위로 뜨며 주효상에게 잡혔다. 곧장 2루 송구가 이어지며 신민재까지 아웃, 더블 플레이로 연결됐다. 그래도 LG는 홍창기와 문성주의 연속 안타와 김현수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든 뒤 오스틴이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5-4 재역전.
그러나 KIA의 기세는 만만치 않았다. 7회초 쉽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바뀐 투수 이정용을 상대로 1사 후 류지혁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고종욱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쓸었다. 5-5 원점. 결국 8회에도 두 팀이 3점씩 주고받았고, 9회 KIA가 소크라테스의 쐐기 3점포를 앞세워 승리, 가벼운 발걸음으로 광주로 향하게 됐다. 이제 KIA는 다음주 롯데(홈), NC(원정)를 차례로 상대한다. LG는 내주 NC(원정)와 두산(원정)과 격돌한다.
KIA : 류지혁(3루수)-고종욱(좌익수)-김선빈(2루수)-최형우(지명타자)-황대인(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이창진(우익수)-주효상(포수)-박찬호(유격수). 선발 이의리.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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