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투자하고 영끌했다가…빚더미에 앉은 청년들
저금리시대 빚투·영끌 열풍 여파
30대 이하 연체율, 2년만에 증가
“이자부담에 소비줄면 경제에 악영향”
자산시장 활황에 올라타기 위해 빚을 내 투자하는 행태가 유행처럼 번지며 청년층 대출액은 3년간 30% 가까이 불어났다. 문제는 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 부담이 커지며 위험신호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30일 한국은행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연령대 기준으로 대출 증가세가 가장 큰 세대는 ‘30대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의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다.
국내 은행과 2금융권(저축은행··보험사·여신전문금융사 등)에서 돈을 빌린 30대 이하의 대출 총액은 작년 말 기준으로 514조5000억원에 달했다. 은행 대출이 354조8000억원, 2금융권 대출은 159조7000억원이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말 404조원보다 27.4% 늘어났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하면 30대 이하는 ‘60대 이상(25.5%)’보다 높은 최고 수준이었다. 40대(9.2%), 50대(2.3%)도 크게 웃돌았다. 전연령대 대출액은 은행과 2금융권에서 각각 902조2000억원, 509조1000억원으로 3년만에 각각 17.7%, 8.7% 늘었다.
2030세대의 부채 증가는 1인당 평균 대출액으로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작년말 30대 이하의 평균 대출액은 1억2495만원으로 3년 전(1억82만원)보다 23.9% 불었다. 40대가 13.3%, 50대와 60대 이상이 각각 4%, 2.6%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팬데믹 시기엔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이 강화됐고,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졌다. 넘치는 유동성이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며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다 대출)’ 등 젊은 층의 투자 붐이 일었다.
하지만 청년 세대의 원리금 부담은 지난해 시작된 급격한 통화 긴축으로 인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30대 이하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작년말 0.5%로 집계됐다.
2020년 4분기 이후 8개분기 연속 0.4%를 기록하다가 0.1%포인트 오른 것이다. 40대 이상 차주들의 연체율 역시 작년 하반기부터 오르고 있다. 한은은 작년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완화적 금융 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양경숙 의원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경제적 기반이 약한 청년층 대출이 너무 많이 늘었다”며 “높은 금리와 물가 속에서 이들의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연체가 늘어나면 소비까지 줄어 금융은 물론 경제 전반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만큼 미리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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