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 정치 메시지는 없었다… 영화 ‘문재인입니다’ 첫 공개

엄형준 2023. 4. 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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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메시지는 없었다.

하지만 공개된 영화에서 이런 내용은 빠졌고 문 전 대통령이 정치와 관련해 발언한 다른 내용도 전혀 없었다.

영화는 자료 화면과 함께, 김상조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최종건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 등 문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함께했던 이들의 그에 대한 평가와 정책 결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비중 있게 다루며 정치인 문재인을 불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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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전 대통령 부부의 목가적 전원생활 그려
풍산개 송강·곰이 파양 문제 비중 있게 다뤄
정치적 메시지는 이전 정부 인사의 발언 빌려
文 전 대통령 당시 검찰총장 임기보장 원칙 고수엔
전 정부 인사들 “결국 정권 뺏겼다” 아쉬움 드러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메시지는 없었다. 영화는 문 전 대통령의 평산마을 전원생활을 조명하고, 친문 인사들의 문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담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이 사저 내 텃밭에서 캔 당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엠프로젝트 제공
이창재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인 ‘문재인입니다’가 지난 29일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오는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는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됐다.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자리를 잡은 문 전 대통령은 퇴임 당시 “잊히고 싶다”고 했지만, 보수 우익을 자칭하는 이들의 사저 인근 극렬 시위와 풍산개 파양 사건 등으로 지속적인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난 14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문 전 대통령이 “5년간 이룬 성취, 그것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과거로 되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 허망한 생각이 든다”는 등 현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볼 수 있는 촬영 장면이 공개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반려견 마루와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엠프로젝트 제공
그런 이유로 영화는 다큐멘터리로서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보다는 어떤 내용이 실렸는지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공개된 영화에서 이런 내용은 빠졌고 문 전 대통령이 정치와 관련해 발언한 다른 내용도 전혀 없었다.

텅 빈 청와대에서 시작되는 영화는 재임 시절 식물을 사랑했고, 퇴임 후 김정숙 여사와 아옹다옹하며 밭을 일구고 꽃과 나무를 심고, 반려견인 토리와 마루, 파양 논란이 된 송강, 곰이, 반려묘 찡찡이와 함께하는 그의 일상이 담겼다. 문 전 대통령이 송강과 곰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왜 파양을 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이 영화의 큰 축 중 하나다.

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숙 여사가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서 반려견 토리와 함께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엠프로젝트 제공
그렇다고 영화가 퇴임 후 자연인으로서의 문재인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 영화는 자료 화면과 함께, 김상조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최종건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 등 문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함께했던 이들의 그에 대한 평가와 정책 결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비중 있게 다루며 정치인 문재인을 불러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 폐지 협상,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된 뒷얘기 등이 영화에 담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산마을 사저 건너편에 자리한 시위대의 고성을 들으며 묵묵히 앞을 응시하고 있다. 엠프로젝트 제공
관계자 인터뷰 역시 현 정부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당시 검찰총장 임명과 임기를 보장한 문 전 대통령의 ‘원칙’이 답답했고, 그래서 결국 정권을 뺏겼다는 주변인의 해석이 담겼다. 임 전 비서실장은 “선한 의지가 여지없이 배신당했다”고 했고,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여기서 (임기를 지켜주려는) 답답함이 정권을 놓쳤다”고 했다. 또 “미련 스럽게 (원칙) 집착”, “제대로 권력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은 권력을 빼앗긴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바라보는 문 전 대통령의 심경도 제삼자의 입을 통해 드러난다.
문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대통령이 되기로 결심한 이유와 촛불을 든 시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는 그의 퇴임 당시 연설 장면을 통해 “여러분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라고 묻는다.

영화엔 문 전 대통령 팬클럽 운영자 등 시종 그에게 우호적인 인물들만 나오고, 그를 비판하는 쪽에 선 이들의 목소리는 담기지 않았다.

전주=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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