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K콘텐츠 지원 강조···'세액공제 법안' 힘받나

세종=송종호 기자 2023. 4. 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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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는 인기 아이돌 그룹 '뉴진스'가 무대에 올라 문화 외교에 나선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그동안 국회에서 공전을 거듭하던 문화 콘텐츠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법안 논의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세액공제 혜택을 보지 못하는 소기업들이 많은 데다 2025년 일몰까지 되는데 정부는 필요할 때만 K콘텐츠를 찾고 정작 지원에는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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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中企 세액공제 '그림의떡'
尹, 방미때 "규제 철폐" 언급
공전하던 '조세특례법 개정안'
국회서 논의 활기 띨지 주목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미국 영화협회에서 열린 글로벌 영상 콘텐츠 리더십 포럼에서 찰스 리브킨 미국영화협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5월 2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는 인기 아이돌 그룹 ‘뉴진스’가 무대에 올라 문화 외교에 나선다. 정부가 공들이고 있는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는 방탄소년단(BTS)이 선두에 있다. K팝뿐 아니라 ‘오징어게임’과 ‘더글로리’ 등 흥행 대박을 이어가는 K콘텐츠는 각종 국가 행사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을 국빈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도 이 같은 K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화 산업 규제를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그동안 국회에서 공전을 거듭하던 문화 콘텐츠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법안 논의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국회 의안 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현행법상 영상 콘텐츠 제작 비용의 세액공제는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 수준의 금액을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한다. 하지만 음악·게임·출판·만화 등 문화 콘텐츠 산업은 사업자의 90% 이상이 10인 미만 중소기업으로 법 개정 없이는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영세한 업계 특성상 법인세 자체가 발생하지 않아 세액공제 혜택이 ‘그림의 떡’인 셈이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영상 콘텐츠 명칭을 문화 콘텐츠로 변경하고 콘텐츠 제작 비용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3%→6%, 중견기업 7%→14%, 중소기업 10%→20%로 각각 상향 조정하는 조세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개정안이 적용되면 672억 원이 공제될 것으로 추계했다. 앞서 한국언론학회가 발표한 99억 원(2020년 기준)가량의 총 세액공제를 통해 2883억 원의 생산을 유발했다는 분석을 단순 대입하면 672억 원의 예산으로 1조 9000억 원가량의 생산 유발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이 같은 수치가 영상 콘텐츠 제작에 한정됐다는 점에서 음악·게임·출판·만화 등 문화 콘텐츠를 포괄하면 경제적 효과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세수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난관이 예상된다. 아직 국회 내 논의가 시작조차 되지 않은 채 열쇠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기재부는 세액공제 확대에 세수 감소가 우선순위로 고려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한 푼이 아쉬운 형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최근 국회에서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덜 걷히고 있다”며 “세수 상황이 좋지 않으니 여기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기재부는 근로장려금, 월세 세액공제 등 조세특례 지원 세제의 타당성을 평가·축소 또는 폐지하기 위해 조세특례 23건에 대한 심층 평가에 착수했다. 기존 세액공제도 줄이는 마당에 K콘텐츠 제작비의 세액공제율을 높이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일단 기재부는 국회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지난해 반도체 세액공제를 두고도 여야와 정부 모두 연말까지 신경전을 이어갔던 점을 고려하면 콘텐츠 제작비 문제도 적지 않은 공방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세액공제 혜택을 보지 못하는 소기업들이 많은 데다 2025년 일몰까지 되는데 정부는 필요할 때만 K콘텐츠를 찾고 정작 지원에는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미국에서 강조한 투자 활성화와 저작권 보호 등의 지원 가운데 가장 절실한 것은 세액공제”라며 “대기업도 현 세액공제 수준으로는 드라마 한 시즌 중 한 편 만드는 것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반면 해외 콘텐츠 제작비 세제 지원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20~35%, 프랑스 20~30%, 호주는 최대 40%가량 법인세가 공제되고 있다.

세종=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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