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물개, 수은·카드뮴에 내성...중금속 중독 치료법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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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에 처한 물개는 인간에게 치명적인 금속 물질인 카드뮴과 수은에 대한 내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먹이를 먹는 과정에서 카드뮴과 수은을 잔뜩 섭취하지만 특별히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뮴과 수은을 섭취하면서도 물개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다.
연구팀은 후안페르난데스물개가 먹이를 먹는 과정에서 카드뮴과 수은을 섭취했을 것이라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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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에 처한 물개는 인간에게 치명적인 금속 물질인 카드뮴과 수은에 대한 내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먹이를 먹는 과정에서 카드뮴과 수은을 잔뜩 섭취하지만 특별히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물개가 금속 물질에 갖는 내성의 비밀을 풀면 중금속 중독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콘스탄차 토로발디비소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연구팀은 칠레 서부와 남태평양 동부에 서식하는 후안페르난데스물개가 많은 양의 카드뮴과 수은을 섭취해도 신체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영국왕립학회오픈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물개 종류 중 하나인 후안페르난데스물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멸종위기등급 ‘취약’ 단계로 분류된다. 18세기 초만 해도 개체 수가 많았지만 털과 고기를 노린 사냥꾼들에게 약 400만 마리가 도살됐다. 19세기 무렵에는 멸종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1960년대 칠레 해안에 위차한 로빈슨 크루소 섬에서 작은 무리가 발견됐다. 이후 보호종으로 지정되면서 개체 수가 서서히 회복됐고 현재는 8만 마리 정도가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후안페르난데스물개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 물개의 배설물을 분석해 식습관을 확인하는 데 나섰다. 분석 결과 배설물에선 다량의 카드뮴과 수은이 확인됐다. 포유류에게 독성 물질로 인한 악영향을 일으킬 만큼의 양이었다.
카드뮴과 수은을 섭취하면서도 물개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다. 연구팀은 “소화기관을 통해 어떻게든 카드뮴과 수은을 처리하고 이 과정에서 신체기관에 거의 해를 입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후안페르난데스물개가 먹이를 먹는 과정에서 카드뮴과 수은을 섭취했을 것이라 추정했다. 일반적인 물개가 크릴새우를 먹는 것과 달리 후안페르난데스물개는 오징어와 물고기를 주식으로 삼는데 이 과정에서 먹이에 포함된 금속 물질을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남태평양 환류 인근의 오징어와 물고기들은 해양쓰레기에 의해 카드뮴이나 수은을 함유한 분자를 머금게 된다”고 설명했다.
후안페르난데스물개가 어떻게 카드뮴과 수은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물개의 뼈에서 카드뮴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미네랄 성분이 높은 수준으로 발견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토로발디비소 교수는 “뼈의 성분 외에도 유전자나 다른 요소가 금속 물질에 대한 내성의 비밀이 될 수 있다”며 중금속 중독과 관련해 이 물개의 생태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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