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영업사원’ 尹대통령, 방미 귀국길에 무엇 실었나

구민주 기자 2023. 4. 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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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5박7일간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30일 귀국길에 올랐다.

지난 24일 한국 대통령으로서 12년 만에 미국 국빈 방문에 나선 윤 대통령은 27일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백악관 공식 환영식과 한‧미 정상회담, 국빈 만찬, 미국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을 하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일정 가운데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을 최대 성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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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7일 일정 마무리…與, ‘워싱턴선언’ 최대 성과 지목
12년 만의 국빈 방문에 ‘최초’ 기록도 여럿
‘빈손’ IRA‧반도체법‧‘핵 공유’ 논란 등 찜찜한 뒷맛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9일(현지 시각)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서 귀국길에 오르며 환송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5박7일간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30일 귀국길에 올랐다. 대통령실은 "동맹의 지난 70년 성과를 정리하고, 향후 70년의 비전을 설계했다"고 총평했다. 여당에서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국익을 극대화했다"고 치켜세웠지만 야당에선 "성과 없이 부담만 키운 '영업 실패'이자 '적자 외교'"라고 혹평했다.

지난 24일 한국 대통령으로서 12년 만에 미국 국빈 방문에 나선 윤 대통령은 27일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백악관 공식 환영식과 한‧미 정상회담, 국빈 만찬, 미국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을 하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후 보스턴으로 이동해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로 하버드대 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의 일정엔 박수와 환대가 이어졌다.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총 56번의 박수 세례를 받았고, 앞서 백악관 만찬에선 미국 팝송 《아메리칸 파이》를 불러 환호를 얻었다. 외국 대통령 최초로 미국 국방부(펜타곤)를 방문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대담을 하기도 했다.

일정 가운데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을 최대 성과로 꼽았다. 확장억제와 관련한 새로운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설립을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대통령실은 "제2의 한미 상호방위조약"이라고 의미를 달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에 제공해 오던 확장억제와 크게 달라진 것 없으며, 오히려 미국이 원하던 우리의 자체 핵 개발 포기만 확고히 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실효성이 불확실한 '상징적인 선언'일 뿐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어진 '핵 공유' 논란은 이러한 의문에 기름을 부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우리 국민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으로 느낄 것"이라고 말하자 미국에서 즉각 "핵 공유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논란이 커진 것이다.

이에 대통령실에서 "(핵 공유) 용어에 대해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강조하려다 되레 불필요한 잡음을 키웠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방미 직전 터진 미국의 대통령실 도청 의혹에 대해 원론적 언급에만 그친 점 또한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정상회담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도청 의혹에 대해 바이든 정부의 약속이나 언질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미국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충분히 소통할 생각"이라는 답변만 내놓았다. 이를 두고 야당에선 "미국에 면죄부를 줬다"고 질타했다.

방미 전부터 가장 시급한 의제로 지목됐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반도체법에 대해서도 전혀 해결에 진전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사업 활동에 특별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 사실상 전부였다. 정작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으며 이후 대통령실에서 "한국 기업의 부담과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방향에 대해 양 정상이 명쾌히 합의했다"고만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그룹 회장 등 대규모 방미 경제사절단이 윤 대통령과 동행했음에도 해결책을 얻지 못하면서, 재계에선 실망감과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미국의 환대에도 여러 찜찜함을 남기면서, 국내 여론에서도 윤 대통령의 순방 효과가 아직까진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한국갤럽이 윤 대통령 방미 중인 지난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떨어진 30%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63%를 기록했다. 부정평가 이유로 '외교'가 전주보다 6%포인트 오른 38%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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