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커쇼' 막은 보험사 머쓱할라…ML 씹어먹던 레전드가 돌아왔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그 시절 우리가 알던 레전드, 클레이튼 커쇼(35, LA 다저스)가 돌아왔다.
커쇼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년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무4사구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5승(1패)째를 챙겼다. 다저스는 1-0으로 신승했다.
1점차가 넉넉해 보일 정도로 커쇼의 투구 내용이 빼어났다. 7이닝을 단 88구로 버티면서 스트라이크 68개를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이날 경기 전까지 좌투수 상대 타율 0.321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었는데, 커쇼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커쇼는 1901년 이래 역대 2번째로 많은 경기에서 '7이닝 이상, 2피안타 이하, 무4사구'를 기록한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까지 모두 8차례를 달성했다. 역대 1위는 로이 할러데이로 11차례를 기록했다.
커쇼는 1900년 이래 역대 4번째로 많은 경기에서 '7이닝 이상, 3피안타 이하'를 기록한 투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커쇼는 톰 시버와 함께 66차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1위는 놀란 라이언(134경기), 2위는 로저 클레멘스(80경기), 3위는 랜디 존슨(78경기)이다.
또한 1900년 이래 다저스에서 7이닝 이상 무실점 경기를 가장 많이 한 투수로 이름을 올리기까지 단 2경기를 남겨뒀다. 역대 1위는 63경기를 기록한 돈 서튼인데, 커쇼가 62경기로 뒤따르고 있다.
200이닝, 평균자책점 1~2점대 시즌을 밥 먹듯이 보내던 커쇼를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다. 커쇼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리그 최고 에이스로 성장했고, 10년 넘게 다저스를 대표하는 얼굴로 활약했다. 2014년에는 27경기 21승3패, 198⅓이닝, 평균자책점 1.77로 MVP와 사이영상을 동시에 석권하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고, 2011, 2013년까지 모두 3차례 사이영상을 차지하며 말 그대로 메이저리그를 씹어 먹었다. 2011, 2013, 2015년 시즌에는 230이닝을 넘기며 엄청난 스태미나를 자랑했다.
철완 커쇼도 세월을 거스르진 못했다. 2021년과 2022년 2시즌 연속 부상 여파로 22경기 등판에 그쳤고, 지난해는 등 부상 때문에 부상자명단에 올라 상당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부상 전력이 커쇼의 국가대표 꿈을 막기도 했다. 커쇼는 지난 3월에 열린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희망했고, WBC 공식 온라인숍에서는 커쇼의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판매하기까지 했는데 보험사의 벽에 막혔다. WBC 사무국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대회에 나섰다가 다칠 경우를 대비해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는데, 보험사가 커쇼의 부상 이력을 근거로 WBC에서 다쳐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면서 자동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커쇼는 대표팀 합류 불발 당시 "정말 실망했다. 대회에 나서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해 봤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내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올 시즌 자신의 건강을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짐은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 커쇼는 올 시즌 6경기에서 5승1패, 38이닝, 41탈삼진, 평균자책점 1.89,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수) 0.76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개인 4번째 사이영상도 바라볼 수 있는 페이스다. 지난 19일 뉴욕 메츠와 홈경기에서는 7이닝 무실점 호투로 개인 통산 200승을 달성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현역 투수로는 역대 4번째로 200승 고지를 넘었다.
커쇼는 물론 다저스도 '우리가 알던 레전드'의 귀환을 반기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날 경기 뒤 "오늘(30일) 밤 시작부터 끝까지 커쇼는 내게 최고였다. 몸쪽과 바깥쪽 직구, 그리고 커브도 그동안 내가 봐왔던 것처럼 좋았다"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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