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수술 딛고 메이저 퀸 등극한 '작은 거인' 이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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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연(26)의 별명은 '작은 거인'이다.
이다연은 두 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다.
2017년엔 팬텀클래식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했으나 두 번째 수술에서는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방신실을 상대로 이다연은 1번홀(파5)에서 보기로 진땀을 뺐다가 2번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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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발목 인대 수술 받고
지난해 팔꿈치 파열로 또 수술
비시즌 전지훈련 못한 채 출전
'300야드 장타' 방신실과 경쟁
15~17번홀 3연속 버디로 '쐐기'
이번 우승으로 상금랭킹 2위에
이다연(26)의 별명은 ‘작은 거인’이다. 키가 157㎝로 국내 여자 선수 중에서도 ‘최단신’ 축에 속하는 데도 드라이버를 멀리 쳐서 그렇게 불렸다. 한창 세게 치던 2018년에는 평균 250.15야드를 보내 장타 부문 전체 1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다연은 “이를 악물고 있는 힘껏 세게 치는 게 비결”이라고 했다.
악착같은 생존 방식 때문인지 잦은 부상에 허덕였다. 남자 선수와 달리 스윙이 부드러운 여자 선수들은 웬만해선 몸에 칼을 대지 않고 재활 등을 택한다. 이다연은 두 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다. 2017년에는 훈련 도중 발목 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하반기 대회 시작을 앞두고 왼팔꿈치와 왼손목 인대가 파열돼 다시 한번 수술을 감행했다. 두 수술 모두 인대 문제였지만 수술마다 전문의가 각각 달랐을 만큼 큰 수술이었다.
2017년엔 팬텀클래식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했으나 두 번째 수술에서는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오뚝이’ 이다연도 별 수 없을 것이란 이야기마저 나왔다. 재활 때문에 전지훈련도 가지 못했고, 수술 자국도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통증도 남아 있었다. 풀스윙 연습을 국내 개막전을 한 달 앞두고 시작했을 정도였다.
이번에도 이다연은 보란듯이 일어섰다. 그는 30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 산길·숲길 코스(파72·657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 최종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친 그는 공동 2위 그룹을 4타 차로 완벽히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21년 한화클래식 이후 1년8개월 만에 거둔 투어 통산 일곱 번째 우승이다. 7승 중 3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두며 ‘메이저 사냥꾼’다운 면모도 이어갔다. 우승상금 2억3400만원을 챙기면서 상금랭킹에서도 2위(2억7165만원)로 올라섰다.
이다연은 “여름까지는 적응 기간으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우승할 줄 몰랐다”며 “경기력이 예상보다 빨리 올라왔다”고 밝혔다. 수술을 전화위복으로 삼았다는 여유까지 보여줬다. “수술 뒤 재활 과정을 통해 정신력이 강해진 것 같은데 그런 면이 우승 과정에서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이다연의 우승 과정은 ‘골리앗과 다윗’의 전투와 같았다. 이다연은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린 방신실(19)과 상대했다. 이다연보다 키가 16㎝ 더 큰 방신실(173㎝)은 이번 대회 내내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뽐냈다. 웬만한 선수들은 끊어가는 파5홀에서 투온을 노릴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방신실을 상대로 이다연은 1번홀(파5)에서 보기로 진땀을 뺐다가 2번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이후 14번홀(파4)까지 두 선수 모두 보기와 파를 섞어가며 치열한 선두 다툼을 이어갔다.
승부처는 15번홀(파5)이었다. 이다연이 먼저 4m 버디 퍼트를 넣으며 방신실을 압박했다. 방신실은 이다연보다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더니 1m 조금 넘는 파퍼트마저 놓치면서 무너졌다. 승기를 잡은 이다연은 16번홀(파4)에서 약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으며 쐐기를 박았고, 17번홀(파3)에서도 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시드 순위가 높지 않아 이번 대회에도 겨우 출전한 방신실은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나흘 내내 선두권을 달리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그는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양주=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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