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만에 추월당한 한국 경제체력 회복 급선무다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한국을 추월했다. 대만 경제부 통계처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1인당 GDP는 3만2811달러로 한국의 3만2237달러를 넘어섰다. 대만의 1인당 GDP가 한국을 앞지른 건 2004년 이후 18년 만이다. 근본 원인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원화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무엇보다 대만에 비해 제조업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대만 GDP에서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은 2013년 29%에서 지난해 34%로 증가했지만 한국은 28%에서 26%로 줄었다. 지난 10년간 제조업 연평균 성장률도 대만은 5.5%에 달한 반면 한국은 2.8%에 머물렀다.
우리와 산업 구조가 비슷한 대만 경제의 약진은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미·중 패권전쟁이 촉발한 공급망 재편과 코로나19 사태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와중에도 첨단 산업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렸다. TSMC와 폭스콘 등 대만 간판 기업의 활약이 빛났다. 세계 파운드리 업계 압도적 1위인 TSMC는 공격적인 투자로 경쟁 업체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아이폰 수탁생산업체인 폭스콘은 전기차 시장 진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만 정부도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등 친기업 정책으로 경제 체질을 개선했다. 민관이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돌린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원화값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요국 통화에 비해 달러 대비 하락폭도 크다. 4월에만 2.7%나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달러지수를 산출할 때 활용하는 26개국 통화 중에 고물가로 경제가 불안한 아르헨티나의 페소화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루블화 다음으로 하락폭이 컸다. 같은 기간 대만달러는 0.7% 하락하는 데 그쳤다. 환율은 국가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원화값이 맥을 못 추는 것은 한국 경제의 체력이 소진됐다는 뜻이다. 약해진 경제 체력을 회복하려면 대만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수출 부진에 빠진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일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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