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 정상회담에 한국술이 오르려면

김기정 전문기자(kim.kijung@mk.co.kr) 2023. 4. 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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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빈 만찬 자리에는 세 가지 종류 와인이 '정상회담 만찬주'로 등장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선 한국 대표 와인으로 '오미로제 결'(스파클링), 미국 대표 와인으로 '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화이트)가 선정됐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미국 내파밸리의 다나 에스테이트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바소' 레드 와인이 양국 화합의 의미를 담아 만찬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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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빈 만찬 자리에는 세 가지 종류 와인이 '정상회담 만찬주'로 등장했다. 크랩케이크와 나온 화이트 와인은 캘리포니아산 '펄디낸드 알바리노', 메인 요리인 소갈비찜과 함께 나온 레드 와인은 워싱턴주에서 생산된 '재누익 메를로'다. 디저트와 함께 스파클링 와인으로는 캘리포니아산 '슈램스버그 블랑 드 블랑'이 나왔다.

정상회담에선 만찬 음식에도 외교 코드를 심어 놓는다. 2017년 한미정상회담 메뉴에 독도새우가 올라가 일본이 항의한 적도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 만찬을 총괄한 질 바이든 여사는 국빈 만찬을 관통하는 주제가 양국 문화와 사람의 조화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사용된 만찬주에선 한국과 관련한 '코드'를 찾기 힘들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선 한국 대표 와인으로 '오미로제 결'(스파클링), 미국 대표 와인으로 '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화이트)가 선정됐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미국 내파밸리의 다나 에스테이트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바소' 레드 와인이 양국 화합의 의미를 담아 만찬주로 선정됐다.

만찬 회담 이후 오미자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 '오미로제 결'은 코리안 돔페리뇽이라 불리며 한국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바소'를 생산하는 다나 에스테이트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만 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올해 한미정상회담에선 '만찬주'의 의미와 관련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해외에서 정상회담 만찬주에 사용할 한국 술을 찾기가 힘들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일 수 있다. 국내 정서나 해외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고려해보면 한국을 대표하는 술은 '소주'다. 하지만 녹색병에 담긴 희석식 소주를 정상회담 만찬 테이블에 올려놓기는 부자연스럽다. 수출을 위한 소주의 고급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화요'의 조태권 회장은 해결책으로 '종량세' 도입을 주장했다. 술 가격에 비례해 세금이 높아지는 '종가세' 구조에선 고급 술을 만들기 힘드니 술의 양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맥주와 막걸리는 이미 종량세가 도입됐지만 해외 위스키의 침공을 우려한 국내 '녹색병' 소주업계의 반발로 증류주는 여전히 종가세다. 서민 술 소주의 가격 상승도 우려된다.

그러나 이미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 '위스키' 열풍이 불고 있고, 녹색병 소주업계도 증류식 고급 소주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만큼 '소주 고급화'와 한국 술의 수출 전략을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정상회담은 한국 술을 해외로 알리는 중요한 홍보 기회다. 중국 마오타이주가 세계적인 명주로 부상한 것도 1972년 미·중정상회담 만찬주로 사용되면서부터다. K뮤직, K드라마, K푸드의 해외 열풍을 보면 한국 술이 정상회담 만찬주에 오르고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 '한국 술'의 위상을 높이는 시점이 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위해 한국 술의 미래를 고민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싶다. 심포지엄의 어원도 심포시아(symposia)로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이란 뜻에서 나왔다.

[김기정 컨슈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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