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팔꿈치 수술 극복하고 메이저 3승 쌓은 이다연 “그랜드슬램 도전”
손목과 팔꿈치 부상을 극복한 ‘작은 거인’ 이다연(27)이 한국여자골프 최고 역사대회 크리스F&C 제45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에서 통산 7승 및 메이저 3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다연은 30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657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3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공동 2위 박결과 손예빈(이상 9언더파 279타)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과 상금 2억 3400만원을 차지했다.
157㎝의 작은 키에도 드라이버샷 비거리 240야드를 넘기는 파워 스윙과 탄탄한 경기력을 자랑하는 이다연은 데뷔 첫 해인 2016년 팬텀 클래식 우승 이후 메이저 대회인 2019 한국여자오픈(6월), 2021 한화 클래식(8월) 등을 제패하며 통산 6승을 쌓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누적된 피로로 손목과 팔꿈치 부상이 악화되는 바람에 7월 이후 투어를 중단하고 수술을 받은 뒤 재활치료에 전념했다.
지난 2월에야 처음 풀스윙을 시작하고 조심스럽게 투어에 복귀한 이다연은 올해 4번째 대회이자 첫 메이저 대회에서 예상을 깨고 우승하며 7승중 3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다연의 강한 정신력이 팽팽한 경쟁에서 빛을 발했다. 국가대표 출신 신인 방신실과 공동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나선 이다연은 14번홀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다 15번홀(파5)에서 약 4m짜리 퍼트를 넣고 균형을 깼다. 동반 플레이 한 방신실은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그보다 짧은 거리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했다. 2타차로 앞선 이다연은 16, 17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추가하고 우승을 굳혔다.
우승퍼트를 마치고 동료들로부터 뜨거운 축하인사를 받은 이다연은 “고통스러웠던 수술과 재활, 이후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싶었던 고민의 시간이 떠올랐고 주위에서 도와주신 분들도 생각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다연은 “수술 후 얼마간은 손목을 꺾는 것조차 힘들어서 10%, 20% 차근차근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했다. 통증을 이기는게 가장 힘들었다”면서 “상반기까지는 적응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너무 샷이 잘 됐다”며 기뻐했다. 이어 “코스와 세팅 등 모든게 어려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다는데서 저에 대한 믿음과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남은 메이저대회(KB금융 클래식,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2부 투어에서 급히 올라와 정규투어 데뷔전을 치른 방신실은 15번홀 보기 이후 급격히 흔들리는 바람에 버디 3개, 보기 4개로 1타를 잃고 이소영과 공동 4위(이상 8언더파 280타)로 마쳤다.
양주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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