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이 수놓은 한강의 밤
한강 세빛섬·잠수교 무대로
전통과 미래 공존 한국 표현
서울, 패션 중심으로 떠올라
유튜브 통해 전세계 생중계
구찌도 이달 경복궁서 패션쇼
한강 잠수교가 패션쇼의 런웨이 무대로 변신했다. 루이비통은 지난 29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세빛섬과 잠수교에서 국내 처음으로 프리폴(Pre-fall) 패션쇼를 열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열린 패션쇼는 루이비통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과 함께 서울 곳곳의 대형 LED 스크린에서 생중계됐다. 루이비통은 2019년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에서 '2020 크루즈 컬렉션 스핀오프 쇼'를 개최했지만 기존 패션쇼를 재연하는 형태였다. 루이비통은 이날 개최한 프리폴 패션쇼가 한국을 무대로 기획한 첫 패션쇼라고 밝혔다.
이번 패션쇼에서 루이비통은 올해 가을·겨울(FW) 시즌을 앞두고 프리폴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이는 한국이 전 세계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떠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루이비통이 프리폴 패션쇼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패션쇼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로 참여했다. 이날 패션쇼에는 1600명가량이 참여했는데 피에트로 베카리 루이비통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니콜라 제스키에르 루이비통 여성복 디렉터와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백화점 대표 4명이 모두 참석했다. 루이비통 브랜드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뉴진스 혜인과 태연, 배두나 등 문화·예술계 인사 또한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프리폴 패션쇼는 한국을 향한 루이비통의 오마주로 채워졌다. 패션쇼가 시작할 때 흘러나온 음악은 산울림의 '아니 벌써'. 그 뒤로도 패션쇼 음악은 한국과 프랑스 음악을 이질감 없이 배합했는데, 별다른 장식 없이 조명으로만 만들어낸 런웨이 무대에 현장감을 높였다. 이는 최첨단 기술과 유구한 전통 문화를 동시에 보유한 한국에 대한 표현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루이비통 관계자는 "한강은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상징적 공간이자 서울의 정서가 담긴 곳"이라며 "끊임없는 변주를 거듭하는 한강의 물결과 생명력 넘치는 잠수교 위에서 펼쳐진 루이비통 첫 프리폴 패션쇼는 무한한 움직임에 대한 화답"이라고 밝혔다.
가장 먼저 런웨이를 장식한 모델은 정호연이었다. 그는 영화 스타워즈의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통로에서 등장했는데 인조가죽 소재와 징을 활용한 패션 아이템은 마치 그를 미래에서 찾아온 인물로 느끼게 했다. 정호연은 2021년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루이비통 패션·시계·주얼리 부문에서 글로벌 하우스 앰배서더로 발탁됐다. 그는 붉은색 가방과 파란색 상의, 검은색 치마를 착용했는데 흡사 태극기 문양을 연상케 했다. 제스키에르 디렉터는 이번 프리폴 패션쇼에서 스포티한 재킷, 가죽 스커트, 실드 선글라스 등을 대거 활용했는데 복고적인 소재를 활용하면서 미래적인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연출했다.
루이비통은 이번 패션쇼를 위해 세빛섬과 반포대교·잠수교를 통째로 빌렸다. 특정 기업이 세빛섬 전체를 빌린 것은 세빛섬이 2014년 개장한 이후 처음이다. 루이비통은 패션쇼 전후로 세빛섬에서 리셉션과 애프터 파티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로 잠수교는 지난 29일 자정부터 24시간 동안 차량 진입이 금지됐다. 이날 패션쇼는 2023~2024년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해외 관광객과 서울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행사 형식으로 진행됐다. 베카리 회장은 이날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 허브인 서울에서 루이비통의 첫 프리폴 패션쇼를 열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16일 경복궁 근정전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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