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워싱턴 선언으로 '한국형 확장억제' 완성
70년만에 상호방위조약 진화
美핵전력 상시배치 효과얻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을 맞아 정상회담을 하고, 대한민국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방위공약과 더욱 강화된 확장억제 공약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워싱턴 선언'은 한미 정상 차원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최초의 선언문이다. 여기에는 '한미가 함께 하는 확장억제 기반 마련'과 '핵을 포함한 상호방위 개념으로의 업그레이드', 그리고 '핵전력의 상시배치 효과'라는 세 가지의 큰 의미가 있다.
먼저, 이번 선언의 핵심은 한미가 '핵협의그룹(NCG·Nuclear Consultative Group)'을 새로이 설립함으로써 한미가 함께 하는 확장억제 체계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는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군사력을 활용하여 정보 공유, 협의, 기획과 실행 등 확장억제 전반에 있어 한국과 함께 한다는 약속이다.
핵협의그룹은 전문적 지식을 갖춘 한미 참가자들이 한반도 상황에 맞게 핵 및 전략기획을 심도 있게 협의하는 차관보급 상설협의체로, 그 협의 결과는 양국 군 통수권자에게 직접 보고된다. 핵협의그룹은 분야별 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며, 그 결과는 계획 수립, 연습 및 훈련 실시, 전략자산의 운용 등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확장억제가 아니라,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 체계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둘째, 이번 선언은 재래식 무기를 기반으로 한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 핵을 포함한 상호방위 개념으로의 업그레이드로서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불려도 될 정도로 의미가 크다. 한미동맹이 지금까지 한미연합군사령부를 중심으로 재래식 전력 위주의 연합방위태세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한 확장억제와 한국군의 첨단 재래식 전력이 조화롭게 운용되는 보다 강화된 연합방위태세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셋째, 이번 선언은 미국의 3대 핵전력 중 생존성과 은밀성을 보유한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기항을 약속함으로써 확장억제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는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가시화함으로써 핵전력이 상시배치되는 수준의 효과를 더욱 높이는 조치이다. 즉,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기항은 미국의 가장 신뢰성 높은 확장억제력이 대한민국을 보호하기 위해 상시 운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미국 국방부의 국가군사지휘센터(NMCC·National Military Command Center)를 방문하여 전략적 감시체계와 위기대응체계를 보고받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정보·감시 역량과 대응체계를 확인했다. 미국이 유사시 전쟁을 지휘하는 국가군사지휘센터를 외국 정상에게 공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며, 우리 대통령으로서는 역대 최초 방문이다.
이번 방문은 '워싱턴 선언'이 단순히 선언적인 합의가 아니라,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군사적 능력을 활용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실제로 이행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우리 대통령이 미국의 능력과 태세를 전쟁 지휘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다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는 북한 정권의 선의에 기댄 가짜 평화가 아니라 한미동맹의 압도적인 능력에 기반한 '힘에 의한 평화'가 되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또는 우리의 자체 핵무장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들이 초래할 국제 정치와 경제적 파장, 그리고 군사적 실효성 등을 고려해 볼 때, 현 시점에서 우리의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안은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고, 우리 군의 3축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방부는 이번 '워싱턴 선언'의 합의에 기반하여 한미가 함께하는 '한국형 확장억제'를 구현함으로써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힘을 갖추는 데 매진할 것이다. 이러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신뢰를 부탁드린다.
[이종섭 국방부장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내 카드서 돈 술술 빠진다”…모르고 했다가 낭패보는 ‘이것’ - 매일경제
- 들었다 하면 품절…38만원짜리 ‘김건희 순방백’ 뭐길래 - 매일경제
- ‘네쌍둥이’ 경사도 잠시…산후도우미 지원자 없어, 한달간 발동동 - 매일경제
- 97% 폭락 기업에 묻지마 투자…한국인 ‘한탕 본능’ 못 말린다 - 매일경제
- 빚내서 투자하고 영끌했다가…빚더미에 앉은 청년들 - 매일경제
- 외국인이 한국여행 오면 무조건 산다는 이것…金덩이 된 ‘김’ 업체 - 매일경제
- “기본 배달료 4000원으로 인상”…배민 라이더 파업에 누리꾼 “앱 지우자” - 매일경제
- 중국 뒤끝 장난 아니네…6·25 참전 드라마 재방송한 까닭은 - 매일경제
- 100억 찍고 반포 뒤집은 아파트...거래 취소 해프닝 전말은? - 매일경제
- 듀란트, 나이키와 종신계약...MJ-르브론에 이어 세 번째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