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수출 성장률 4.6% … 韓의 2배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성장률이 둔화해 '늙어가는 호랑이'로 불렸던 대만이 다시 포효하고 있다. 빠른 체질 개선과 반도체 굴기를 앞세워 1인당 국내총생산(GDP) 지표에서 한국을 앞지르는 등 가파른 경제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8일 공개된 대만 경제부 통계에 따르면 대만의 1인당 GDP는 18년 만에 한국을 다시 역전했다. 대만 정부 스스로도 "대만과 한국은 인구밀도, 경제 개발 모델, 산업구조가 유사한데 대만이 반도체 산업에서 우위를 점하고 기업들이 능동적으로 변화해 한국을 다시 앞질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과 대만 간 희비를 가른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차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만과 한국 모두 수출 위주 산업구조를 갖췄고 수출의 핵심은 결국 제조업이 차지하고 있는데 각국 제조업의 기둥이 바로 반도체이기 때문이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대만의 대표 반도체 기업인 TSMC 시가총액이 2019년 삼성전자 시총을 역전한 게 앞으로 각종 경제지표에서 대만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각종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대만 GDP에서 제조업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29.1%에서 지난해 34.2%로 5.1%포인트 증가한 반면 한국은 27.8%에서 25.6%로 오히려 2.2%포인트 줄었다. 아울러 대만의 제조업에서 전자·정밀기기 업종 점유율은 2021년 54.8%에 달해 2013년보다 9.4%포인트 상승했다. 또 전자·정밀기기 업종의 연평균 성장률은 8.7%로, 전체 제조업 연평균 성장률(5.5%)을 웃돌았다.
반면 한국은 전자·정밀기기가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전체 제조업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2.8%에 그쳤다. 이 같은 격차는 수출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대만 수출 규모는 2013~2022년 연평균 4.6% 증가해 한국(2.2%)과 세계 평균(3%)보다 컸다. 이 때문에 2013년에는 한국 수출 규모가 대만의 2배에 육박했지만 작년에는 1.4배 수준에 그쳤다. 특히 대만은 반도체 산업 우위에 힘입어 지난해 514억달러 무역 흑자를 냈다. 반면 한국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봉쇄 등으로 478억달러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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