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尹, 美서 환대 받았지만 한국선 비판 직면"

김겨레 2023. 4. 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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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서 환대를 받았지만 국내 여론은 비판적 분위기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워싱턴 선언'이 한국의 자체 핵무장 요구를 묵살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과 한국 기업에 부담을 주는 반도체법·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는 비판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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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尹 방미 성과 관련 국내 비판 여론 소개
"워싱턴 선언에 온건파·강경파 모두 실망"
"젊은 세대, 북핵보다 일자리 중시"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서 환대를 받았지만 국내 여론은 비판적 분위기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워싱턴 선언’이 한국의 자체 핵무장 요구를 묵살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과 한국 기업에 부담을 주는 반도체법·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는 비판 등을 소개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특별공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무대에서 함박 웃음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NYT는 이날 ‘한국 지도자는 바이든에게 환대를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다른 반응에 직면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나의 친구”라고 부르고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등 따스한 환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날 귀국해 한국의 신중한 외교 전통을 깨고 미국과 일본에 밀착해 중국을 고립시켰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접하게 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과 대만 해협의 평화 등을 거론한 데 대해서도 국내에선 비판 여론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통령실이 주요 성과로 꼽은 워싱턴 선언은 대북 정책 온건파와 강경파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워싱턴 선언은 양국이 핵협력그룹(NCG)를 창설하고 미국의 전략 핵 잠수함이 한반도에 기항하는 등 북핵 위협에 대응해 확장 억제를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한국의 자체 핵 무장 가능성은 배제했다.

NYT는 한국 진보 진영에서 윤 대통령이 한국을 미국 주도 신냉전 구도로 끌고 들어갔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북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악화시켜 북핵 위기와 한반도 주변 위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국 핵 잠수함의 기항이 중국 및 북한과의 지정학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동시에 북한이 핵무기를 확장할 또 다른 구실을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짚었다.

보수 진영에선 워싱턴 선언이 국내 자체 핵 무장 요구를 침묵시키기 위한 것이며, 윤 대통령이 작은 것을 받고 큰 것을 내줬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NYT는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자국 본토에 대한 위협을 무릅쓰고 한국을 위해 싸울지 의심스럽다’는 응답자가 49%에 달했고, 약 77%는 한국의 자체 핵무기 개발을 지지했다는 한국의 여론조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워싱턴 선언은 환상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론 빈 껍데기”라면서 “미국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젊은 세대가 북핵 문제보다 일자리를 중요시한다며 윤 대통령의 방미 경제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전했다.

최근 한국에선 몇 달 동안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법이 한국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와 반도체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지만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언급한 데 그쳤다는 것이다.

존 들러리 연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부른 노래 ‘아메리칸 파이’를 언급하며 “젊은 한국인들은 ‘아메리칸 파이’의 가사는 몰라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안다”고 꼬집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담긴 영상과 함께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한·미 동맹은 공유된 국경이 아닌 공통의 신념에서 탄생했다. 민주주의와 자유(liberty), 안보, 그리고 무엇보다 자유(freedom)”라고 적었다.

김겨레 (re97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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