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3승' 이다연 "큰 자신감·자부심 된다…값진 우승"
[양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자신감과 자부심이 된다"
부상에서 돌아와 1년 8개월 만에 승전고를 울린 이다연이 메이저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이다연은 30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57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F&C 제45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 원, 우승상금 2억34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이다연은 공동 2위 박결, 손예빈(이상 9언더파 279타)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다연은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1승 이상씩을 기록하며 통산 6승을 수확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해 하반기를 날렸다. 수술과 재활 후 필드로 돌아온 이다연은 KLPGA 챔피언십으로 통산 7승, 메이저 3승을 달성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날 이다연은 방신실과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다. 한때 2타차 단독 선두를 달리던 이다연은 12번 홀 보기로 다시 공동 선두로 내려앉으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15번 홀부터 17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다시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여유 있게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다연은 "부상이 있었고 복귀 후 이렇게 많은 갤러리들과 함께 한 기억이 오래됐다보니 긴장을 많이 하고 친 것 같다"면서 "많은 분들이 와주신 덕에 마지막 홀까지 힘을 낼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한 결과가 우승이라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8월 수술대에 올랐던 이다연은 올해 2월에서야 풀스윙을 할 수 있었고, 한 달 여의 준비 만에 2023시즌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다연은 복귀 후 불과 네 번째 대회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다연은 "(이렇게 빨리 우승할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여름 정도까지는 조정도 하고, 경기력도 끌어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생각보다 빠르게 경기력이 올라와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너무나 좋은 경기력이 나와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했다"고 전했다.
어려웠던 재활 과정도 돌아봤다. 이다연은 "손목과 팔꿈치 수술을 동시에 했다. 수술 자국도 크게 있다. 손하나 까딱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면서 "작은 것부터 재활을 시작했다. 다시 운동을 하고, 골프채를 잡고, 100% 스윙을 할 수 있을 때까지 한걸음 한걸음 준비했다. 스스로는 재활을 굉장히 잘한 것 같다.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이다연에게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주변의 응원이었다. 이다연은 "우승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혼자서는 (우승을) 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면서 "많은 분들이 믿고 함께 해주셨다. 이러한 것이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몸상태에 대해서는 "지금은 통증이 많이 줄었다. 경기에 크게 지장이 없다.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우승으로 이다연은 지난 2019년 한국여자오픈, 2021년 한화 클래식에 이어 통산 세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기록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도 이제는 눈에 보인다.
이다연은 "메이저대회는 코스가 어려운데 (메이저대회 우승은) 내가 좋은 경기력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메이저 우승이라는 것 자체가 내게 자신감을 주고 자부심이 된다. 값진 우승"이라고 메이저대회 우승의 의미를 설명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예전에는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기회를 만드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하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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