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실적 손보사 '1위 금융지주'도 바꿨다
KB손보 1분기 순익 2538억
지주사 1위 탈환에 큰 기여
신한·농협 보험사도 호실적
이번주 빅3 실적 발표 촉각
손해보험사들이 1분기에 호실적을 내면서 5대 금융지주 판세까지 바꿨다. KB손해보험의 약진 덕분에 KB금융지주가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고, 신한금융지주와 NH금융지주도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데 보험사 덕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주요 손보사들은 '깜짝 실적'을 냈다. 올해부터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를 적용한 첫 성적표다. IFRS17은 저축성 보험보다 보장성 상품이 강한 회사가 유리한 제도다. 생명보험사보다 손보사 실적이 두드러져 보인다는 의미다. 물론 보험사들이 새 회계제도 도입을 앞두고 지난 2~3년간 꾸준히 체질 개선을 해온 덕도 있다.
호실적의 포문을 연 것은 지난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지주 산하 보험사다. 특히 KB손해보험은 1분기 25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25.7%나 증가한 것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운전자보험 등 장기보장성 상품 경쟁력을 확보함 점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점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KB라이프생명은 1분기 순이익이 9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3.6%나 늘었는데, 이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통합법인 출범 효과 때문이다. 유가 파생손익이 증가하고 투자수익률이 개선된 덕도 봤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신한라이프 실적도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이 회사의 1분기 순이익은 1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이는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 비용에 따른 기타 손익이 줄었기 때문인데, 전 분기와 비교하면 69.4% 증가한 것이어서 업계에서는 성공적이라고 보고 있다.
NH농협지주 산하 보험사도 실적 호조를 보였다. NH농협생명의 1분기 순이익은 1146억원으로 166% 늘었고, NH농협손해보험 역시 789억원으로 1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지주 외에는 DGB생명의 실적이 돋보인다. 이 회사는 1분기에 306억원의 순익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123.4% 성장한 실적을 보였다. DGB생명의 변액보험 순자산은 1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하나금융지주 보험사들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의 1분기 순손실은 각각 20억원, 83억원이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적자폭이 커진 것은 장기보장성 인보험 판매를 위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비용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손보사의 실적은 금융지주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 1분기 KB금융지주는 1조497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신한금융(1조3880억원)을 제쳤다. KB가 보험에서만 4700억원(충당금전이익 기준)에 가까운 이익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보험사 실적이 지주 판도를 바꿨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주요 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하나금융 1조1022억원, 농협금융 9471억원, 우리금융 9113억원 순이었다.
업계의 관심은 이달 중 나올 다른 보험사 성적표에 쏠린다. 생보사보다 손보사 실적이 좋을 가능성이 크고, 이 같은 경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새 회계제도 도입 이후 보험사 실적에서 '계약서비스마진(CSM)'이 중요해졌는데, 손보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통상 CSM 수치가 커질수록 향후 보험영업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CSM 규모만 따지면 주요 손보사가 생보사를 앞지른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회사마다 IFRS17 적용 방식이 다르고, 보험 포트폴리오(상품 구성)도 다르기 때문에 1분기 실적만 보고 평가하기에는 조심스럽다"면서도 "그러나 손보사들이 약진하고 생보사들이 상대적으로 자본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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