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산업 생태계, 지금이 골든타임]<3>대가 없는 과업변경, 공정 대가 지급과 표준계약서 의무화로 바꿔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공공 정보화 사업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대가 없는 과업변경'은 업계 고질적 문제 중 하나다.
문제는 발주처가 갑자기 발생한 추가 과업(과업변경)에 대해 제대로 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업변경뿐만 아니라 과업에 따른 제대로 된 대가를 지급받기 위해 표준계약서 의무화가 필수 요소로 꼽힌다.
이어 이 관계자는 "표준계약서를 필수로 작성해 발주처와 사업자간 추후 사업 수행 시 발생할 의견차를 사전에 좁히고 계약서 바탕으로 투명하게 과업 변경 등을 진행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견 정보기술(IT) 회사가 부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양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천억원 규모 차세대 사업을 수주하고 5년간 사업을 수행했지만 사업 종료 후 남은건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손해였다. 사업을 발주한 부처가 처음 제시한 기능점수(FP) 대비 최종 소요된 FP는 세 배 이상이었다. 그만큼 인력과 개발 시간이 추가됐다. 발주때 비해 과업은 과도하게 늘었지만 부처는 이에 해당하는 추가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다. 결국 소송으로까지 이어졌고 3년이 흘렀지만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았다.
공공 정보화 사업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대가 없는 과업변경'은 업계 고질적 문제 중 하나다.
공공 대형 프로젝트 대부분 2∼3년간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다.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고려하지 못했던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신기술 도입 필요성이 생긴다. 발주자가 계획된 시스템에 추가 기술 투입을 요구할 수 있다.
문제는 발주처가 갑자기 발생한 추가 과업(과업변경)에 대해 제대로 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은 추가 과업 수행을 위해 인력과 시간을 들이지만 비용은 받지 못하고 사업 종료 후 손해를 보는 구조가 반복된다.
중견 IT서비스 기업 대표는 “어차피 추가 비용을 받지 못할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에 고연봉의 고급 인력 대신 프리랜서 등 부담이 적은 인력을 투입하는 상황도 발생한다”면서 “사업 적자뿐만 아니라 공공 프로젝트 품질에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공공은 두루뭉술, 민간은 추가 대가 확실
민간은 과업 변경에 따른 추가 과업에 대해 확실히 대금을 지급한다. 대기업이나 금융 등 민간은 과업변경이 필요할 시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고 추가 비용 협의에 따른 비용을 지급한다.
과업변경에 따른 대가 미지급 상황이 지속되면서 정부도 대책을 마련했다.
소프트웨어진흥법에 따라 과업변경 시 과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절차에 따라 과업변경 확정 등을 진행하도록 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공정한 과업변경을 위해 개최하는 과업심의위원회 구성률은 79.2%다.
그러나 업계는 과업심의위원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한다고 판단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업심의위원회 위원 구성과 개최 등 사업 발주처 담당 부처에서 진행하다 보니 발주처 입장에 치우치거나 요식행위처럼 위원회 개최만 하고 끝나는 일이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부처별 과업심의원회 구성뿐만 아니라 위원회를 통해 과업 변경, 대가 지급 등 제도 목적을 달성했는지 구체적 점검이 필요하다.
◇예비비 활용하고 표준계약서 의무화해야
추가 과업에 대한 예비비 활용이 이뤄져야 한다.
추가 과업에 따른 비용 지급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는 발주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추가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지급 불가를 주장한다. 기획재정부에 사업 중간 단계에서 설계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해야 하지만 객관적으로 설명할 역량이 부족하다.
업계는 사업자 선정 시 남는 금액을 예비비로 편성, 과업 변경 등으로 추가 비용이 필요할 시 활용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기재부로부터 100억원 예산을 받은 사업의 경우 기업간 가격 경쟁 등으로 최종 사업금액이 90억원으로 확정될 수 있다. 이 경우 10억원이 남는다. 이 금액을 예비비로 편성하면 기재부에 별도 예산을 신청하지 않아도 과업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 지급 등 여러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과업변경뿐만 아니라 과업에 따른 제대로 된 대가를 지급받기 위해 표준계약서 의무화가 필수 요소로 꼽힌다.
표준계약서에는 발주자와 공급자가 최종적으로 합의한 계약사업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기재한다. 과업내용 변경 시 이 계약서를 참고해 추가 과업 범위와 비용 등을 계산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수주 업체가 실제 현장에 투입돼 사업을 분석하면 제안요청서(RFP)에 담긴 내용에 비해 사업 규모가 추가되거나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사업 수주 후 발주처와 수주사 합의에 따른 표준계약서 마련이 필수”라면서 “현재는 표준계약서 작성을 권고할 뿐 의무사항이 아니고 국가계약서에도 반영이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표준계약서를 필수로 작성해 발주처와 사업자간 추후 사업 수행 시 발생할 의견차를 사전에 좁히고 계약서 바탕으로 투명하게 과업 변경 등을 진행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페셜리포트]방송법, 5월 정국 뇌관으로…여야 '평행선' 속 거부권 행사 초미 관심
- 삼성전자·TSMC '2나노 반도체 전쟁' 스타트
- [尹국빈방미]尹, 韓美동맹 미래는 '과학기술 협력'
- 속도 내는 K제로 트러스트…가이드라인 '사전작업' 착수
- "대기안정 고체 전해질 상용화" 인켐스, 6월 황화물계 파일럿 라인 구축
- 삼성 AI 에너지 저감 서비스 고공행진...1년 만에 사용자 300만 돌파
- LG전자, RE100 가입 신청...글로벌 고객사 친환경 요구 대응
- 한전, 올 회사채 발행 10조원 육박…전기요금 결정 연기 '후폭풍'
- 우회상장으로 몸 만드는 중견VC
- 정부, 인태경제프레임워크(IPEF) 협정에 'CF100' 의제 제안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