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최고 샛별 듀오 박지현·이소희 “우린 라이벌 아닌 친구”[현장]
어제의 적이 동지로 만났다. 지난 3월 여자 프로 농구(WKBL) 2022~2023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박지현(23·우리은행)과 이소희(23·BNK)는 25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WKBL 라이징 올스타팀으로 한 팀이 돼 지난 29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여자 프로 농구(WJBL) 올스타팀과 한판 대결을 펼쳤다.
이날 대결에서 라이징 올스타팀은 84-89로 아깝게 졌지만, 박지현은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25점에 12리바운드 4도움으로 맹활약하며 기량 발전상(MIP)을 받았다. 이소희는 9점 3도움으로 라이징 올스타팀의 선전에 힘을 보탰다.
2000년생 동갑내기에 어린 나이에도 각 소속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시즌 내내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두 선수가 한 팀에서 뛴 소감은 어떨까.
30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WJBL 올스타팀 간 대결에 앞서 3점슛 콘테스트와 댄스 공연 등 이벤트에 참가한 둘은 서로 손하트를 만들며 각별한 사이를 자랑했다.
이소희는 전날 올스타 한·일전을 두고 “지현이는 대표팀에서도 (주전급으로)많이 뛰다보니 자기 역할이 있지만, 나는 (가드진)막내 라인이고 사실 같이 뛸 시간이 없었다”면서 “같이 운동하는 것 자체가 새롭고 신기하다”며 웃었다.
박지현은 “소희랑은 어렸을 때부터 연령별 대표팀으로 항상 같이 다니던 친구여서 그냥 편하다”며 “오랜만에 만나서 같이 훈련할 때 보면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이렇게 의지할 때도 있고 좋다”며 맞장구를 쳤다.
둘은 2019년 19세 이하(U-19) 대표팀으로 함께 출전한 2019 국제농구연맹(FIBA) U-19 여자농구월드컵에서 9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이끌었던 동지다. U-19 대표팀은 순위 결정전에서 당시 유럽 U-19 여자농구 랭킹 2위였던 헝가리도 꺾으며 주목받았다.
당시 좋았던 기억은 이들을 묶어주는 끈이다. 박지현은 “성적도 좋고 분위기도 좋았기 때문에 그때가 잊혀지지 않는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사실 라이징 올스타팀 소집되기 하루 전날에도 그때 뛰었던 선수들이랑 감독, 코치님이라 놀러 가서 게임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U-19 포에버라는 구호도 정했다”며 활짝 웃었다.
그래도 시즌 막판까지 피말리는 싸움을 벌였던 상대 팀 선수로서 라이벌 의식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둘 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소희는 “배우는 점은 많지만, 자극되거나 라이벌이어서 내가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면서 “우리는 포지션도 아주 다르다”고 말했다. 이소희와 박지현은 가드로 분류되지만, 실제 역할은 각각 슈터와 전천후 포워드로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다르다.
박지현은 “남이 잘해서 자극을 받는 건 정말 불필요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소희가 잘할 때는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챔프전 끝나고 나서 문자도 보냈다”고 밝혔다.
이소희는 “짧게 ‘고맙다’라고만 답문을 보냈는데, 그때 사실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소희의 소속팀 BNK는 창단 후 첫 챔프전에 올랐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우리은행에 통합 우승 챔피언 자리를 내줬다. 이소희는 “내가 뭘 더 할 수 있겠냐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지현이가 보낸 문자, 남자 농구 고양 캐롯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전하는 걸 보고 내가 느끼는 감정은 사치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고 밝혔다.
두 선수 모두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지현은 팀 선배이자 정규리그·챔프전 통합 MVP를 차지한 김단비의 세밀한 플레이를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언니가 상대 수비가 들어올 때 패스를 빼주는 능력이 좋은데, 이걸 잘하면 더 경기를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소희는 “상대 수비 타이밍을 뺏으려면 돌파하는 척하다 멈춰서서 넣는 점퍼의 성공 확률을 더 높여야 한다”면서 “이제는 무리한 공격보다는 정확한 공격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짚었다.
앞으로도 대표팀의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받는 박지현과 이소희는 6월 호주에서 펼쳐지는 2023 FIBA 여자 아시아컵 대표팀 최종 엔트리 12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지현은 “국제무대에서 우리가 더 활약해줘야 여자 농구 인기도 더 올라갈 것”이라면서 “참가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고, 1승이라도 더 하고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쿄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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