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재우려니 사격 멈춰달라” 요구에 총기난사…미국 텍사스서 5명 사망
미국 텍사스의 한 가정집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5명이 숨졌다. 용의자는 범행 후 도주해 아직까지 붙잡히지 않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밤 미국 텍사스주 샌재신토 카운티에서 한 남성이 이웃집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해 5명이 숨졌다. 희생자 중에는 8살 어린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사망자 전원은 거의 처형 스타일로 목 위, 기본적으로 머리에 총을 맞았다”며 “용의자를 계속해서 찾고있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집에는 당시 10명이 있었으며 이들 중 절반이 살아남았고, 이 중 3명은 병원에 입원했다. 경찰은 희생자의 이름과 나이를 공개했다. 이들은 모두 온두라스 출신의 8~31세 젊은 사람들이었다. 침실에서 발견된 숨진 희생자들의 시신 밑에는 어린이 2명이 발견됐고, 희생자들이 이들을 끝까지 몸으로 보호하면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용의자는 프란시스코 오로페사(38)라는 이름의 히스패닉계 38세 이웃 남성으로, 범행 직후 현장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숲이 우거진 지역으로 도주했다. 그는 AR-15류의 반자동 소총을 소지했으며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이웃 간 분쟁으로 인한 보복 범행으로 추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총격이 일어나기 전 자기 집 앞마당에서 사격을 하고 있었고, 이에 근처에 살던 피해자들이 와서 “아기를 재우려고 하니 사격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그는 “싫다”며 “내 마당이다”라고 말하면서 분쟁이 발생했고, 잠시후 총기를 들고 희생자들의 집으로 찾아가 범행을 일으켰다.
희생자들과 용의자는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 희생자의 남편은 평소에는 서로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평소에도 앞마당에서 AR-15로 자주 사격을 해왔으며 경찰은 그의 집을 수색해 두 개의 무기를 더 발견했다.
그러나 용의자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당국은 용의자의 행방을 알려주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내걸었고, 수색견과 드론 등을 활용해 집과 숲 등에서 그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FBI 관계자는 “용의자는 지금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며 “그가 무장했을 수도 있고,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의 총기 난사가 학교, 공원, 마트 등 공공장소에서 일어났던 것과 달리 이번 총격은 일반 가정집이라는 사적 공간에서 발생했다.
온두라스 외무부는 이번 범죄의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했다.
미국에서 잇따른 총기난사가 발생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총기 규제 강화를 시도해왔지만 1년 동안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비영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GVA)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지금까지 174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87%는 다양한 총기 규제 조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공화당이 총기 규제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안 제정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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